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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90번째 생일 앞두고 지도자 회의…후계 구도 논의

연합뉴스

2025.07.0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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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티베트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날 중 하나"…후계 관련 성명 예고에 中정부 긴장
달라이 라마 90번째 생일 앞두고 지도자 회의…후계 구도 논의
"현대 티베트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날 중 하나"…후계 관련 성명 예고에 中정부 긴장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법명 톈진 갸초)가 90번째 생일을 앞두고 고위급 지도자 회의를 연다. 달라이 라마는 이 자리에서 후계 문제를 이야기하고 조만간 성명을 통해 후계 구도에 대해 언급할 전망이다.
2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오는 6일 90번째 생일을 맞는 달라이 라마는 이날부터 사흘간 열리는 고위급 티베트 불교 종교회의에 참석한다.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역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 대변인 텐진 렉셰이는 전날 "모든 종교 지도자가 이곳에 도착했고 그들은 성하(달라이 라마)와 대화할 예정"이라며 "윤회 문제와 관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라이 라마가 이들에게 티베트어로 녹음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지만 이 메시지에는 윤회에 대한 언급은 없을 것이고, 이후에 나올 성명에서 후계 구상과 관련된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의 오랜 참모 중 한 명인 탐톡 린포체 남걀 사원 주지는 EFE 통신과 인터뷰에서 후계 구상에 대해 "결정은 성하(달라이 라마) 자신에게 달려 있다"라며 "2∼3일 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티베트의 실질 통치자로 꼽히는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최고 수장을 가리키는 세습명이다. 현재 14대인 달라이 라마는 1940년 즉위했다.
티베트 불교 전통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의 영혼이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믿는다. 현 달라이 라마 역시 두 살 때 전임 달라이 라마의 환생자로 지명됐다.
중국 병합에 맞서다 1959년 티베트에서 탈출한 달라이 라마는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역에 티베트 망명 정부를 세운 뒤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어느새 90이 다 되면서 그의 후계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에서 자신의 후계자가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환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로 보는 중국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며 달라이 라마가 사망할 경우 후계자 지명이 중국 당국의 소관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달라이 라마가 후계 구상을 언급할 것으로 보이자 중국도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정부가 티베트 불교 2인자로 인정한 판첸 라마 기알첸 노르부와 만나 "티베트 불교의 활불(活佛)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민족 단결·종교 평화·시짱(西藏·티베트)의 안정적 발전과 진보에 더 크게 기여하도록 노력하라"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중국은 1995년 티베트 불교에서 달라이 라마에 이어 서열 2위인 판첸 라마 선정에도 개입해 11대 판첸 라마를 일방적으로 지명한 바 있다.
1989년 10대 판첸 라마가 세상을 떠나자 그의 환생자로 달라이 라마가 선언한 소년 게둔 최키 니마는 지명 직후 실종됐으며, 중국 당국에 의해 사실상 연금 상태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FE 통신은 "이번에 명확한 후계 계획이 공개된다면 티베트가 중국의 영적 통제권 주장에 맞서고 자치운동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며칠은 현대 티베트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날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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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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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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