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키스탄 카라치에 제철소 건립 추진…"냉전시대 협력 재연"
카라치 주재 러 총영사, 아랍뉴스 인터뷰…"올여름 합의 이를 듯"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냉전시대인 1970∼80년대 파키스탄에 제철소 등을 지어준 러시아가 파키스탄 최대 도시 카라치에 새로운 제철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일간 아랍뉴스가 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안드레이 V. 페도로프 카라치 주재 러시아 총영사는 최근 아랍뉴스와 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이르면 올여름 파키스탄 측과 제철소 건립 협상을 매듭 지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 관계자가 카라치 제철소 건립 사업에 관해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도로프 총영사는 "가장 최근 협상은 지난 5월 27일에 있었고 우리는 현재 최종 합의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 기술팀이 조만간 카라치로 와서 합의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완료할 것이라며 "우리는 카라치 제철소 건립 로드맵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제철소 착공 시점은 제시하지는 않았다.
페도로프 총영사는 제철소 건립에 대한 러시아 측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은 채 양측이 호혜적인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측은 냉전시대에 파키스탄에 제철소 등을 지어주며 산업 협력을 한 적이 있는데, 이번 카라치 제철소 건립은 냉전시대 산업 협력을 재연하는 셈이라고 아랍뉴스는 짚었다.
러시아의 전신인 옛 소련은 1970년대 카라치에 '파키스탄 제철소'(PSM)를 건설했고 이 제철소는 파키스탄의 대표적 국영기업으로 성장했다.
한때 파키스탄 경제 자립의 상징이었던 PSM은 수년간 이어진 부실 경영과 정치적 간섭, 재정 악화 등으로 2015년 이후 사실상 휴업상태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또 1980년대에는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에 대형 발전소를 짓는 등 다른 주요 시설물도 건립했다.
러시아와 파키스탄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에도 협력을 확대해왔다.
양국은 특히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해왔다. 국내 수요 충족을 위해 외국산 원유와 천연액화가스(LNG)에 의존하는 파키스탄은 지난해 러시아산 원유를 국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처음 수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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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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