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 1~4월 수입 상위 10개국 중 한국산 감소율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기계류 등 품목에서 일본·독일 등 경쟁국에 가격 경쟁력이 밀릴 것으로 우려된다.
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트럼프 1기 이후 미국수입 시장 수출 경합 구조의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 1~4월 미국의 대(對)한국 수입액은 417억 달러로, 전년 대비 5% 줄었다. 수입 상위 10개국 중 가장 큰 감소율이다. 미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산 순위도 지난해 7월에서 올해 10위로 밀려났다. 보고서는 “주로 자동차 및 부품, 기계류 등 미국의 산업 육성 정책이 집중된 품목에서 한국산 수입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는 9일부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예정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등 품목에서 수출 경합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 1~4월 기준 한국의 대미 수출에서 기계류는 전체 수출의 34.5%, 전기·전자제품은 22.5%를 차지했다.
일본(24%), 독일(20%) 등 한국(25%)보다 상호관세율이 낮게 예고된 국가들은 기계류에서 한국보다 가격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보고서는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일본·독일과의 기계류 품목 경쟁에선) 적극적인 마케팅, 고부가가치화, 기술혁신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국가와는 자동차·부품 수출도 경합하고 있지만, 품목별 관세율은 25%로 동일하기 때문에 상호관세에 따른 장기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로 한국보다 상호관세율이 높은 중국(54%)·베트남(46%)·대만(32%)·인도(26%) 등과의 경쟁에선 한국이 유리할 수 있다. 보고서는 “기계류 품목에서 최근 베트남·대만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한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상호관세 부과 시 한국의 가격 측면 이점이 커짐에 따라 미국 시장 확대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기·전자 분야에서도 베트남과 경합하고 있어 점유율 격차를 좁힐 여지도 크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현지화 및 원산지 대응 ▶생산비용 절감 ▶대미 수출구조 개편 등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규원 무협 수석연구원은 “(상호관세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에 대비해) 생산 거점을 다양화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해 과세 기준 가격을 낮추는 한편 미국 내 생산이 어렵거나 대체 가능성이 낮은 품목으로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