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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불황에도 쌩쌩 달리는 수입차…신형 SUV가 '매출효자'

중앙일보

2025.07.0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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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수입차 매장에 판매 차량이 전시돼 있는 모습. 뉴스1
내수 한파에도 수입 자동차 시장은 열기가 뜨겁다. 최근 2년간 국내 판매가 부진했지만 올해 들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량이 늘고 있다. 이에 수입차 업체들은 SUV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1~5월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11만7735대로 전년 동기(10만2957대) 대비 14.4% 늘었다.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2022년 28만3435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26만3288대까지 2년 연속 감소했는데, 올해 들어 판매량이 다시 반등했다. 같은 기간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내수 판매량(56만3051대)이 1% 증가한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김영옥 기자
판매량을 이끈 ‘일등 공신’은 SUV다. 올해 아우디의 누적 판매량은 3868대로 전년 동기(2701대) 대비 43.2% 늘었는데, Q3(370.2%)·Q3스포트백(86%)·Q8(59.8%) 등 SUV 차종의 증가율이 높았다. 포르쉐는 스포츠카 모델 판매가 부진했지만, SUV 판매 증가에 힘입어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2.8% 늘었다. 718·911 등 스포츠카 모델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각각 48.8%, 18.9% 줄었지만, SUV 모델인 마칸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6.6% 늘었다.

국내 수입차 1·2위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SUV 모델이 잘 팔렸다. BMW의 SUV 모델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4.1% 늘어 세단 모델의 판매 증가율(10.6%)을 앞섰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 등 고급 세단 모델이 전년 동기 대비 16.6% 늘었는데, GLC 등 SUV 모델의 판매 증가율도 12.8%에 달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SUV는 실내 공간이 넓고, 차고가 높아 시야가 더 잘 보이는 등 세단보다 편의성이 뛰어나다”라며 “승차감이 다소 불편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는데, 최근 출시되는 도심형 SUV는 승차감까지 개선돼 소비자에게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아우디코리아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더 뉴 아우디 A5’ '더 뉴 아우디 Q5’ 출시 행사를 열고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더 뉴 아우디 Q5. 사진 아우디코리아
주요 수입차 브랜드의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도 수입차의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역할을 했다. 차량 구매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BMW는 이달 스포츠 세단 520i M 스포츠 등 주요 모델을 최대 10.3%까지 할인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도 이달 7~13.4%, 9~22.6%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MW·벤츠 등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연초부터 10~20%대의 할인 프로모션을 이어오고 있다”라며 “내수 불황으로 최근 부진했던 국내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는 하반기에도 신차 모델을 앞세워 마케팅 공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볼보는 2일 준대형 SUV XC90과 준대형 세단 S90의 부분변경 모델을 각각 출시했다. 아우디는 지난 1일 중형 SUV Q5와 중형 세단 A5의 완전변경 모델을 각각 국내에 출시했는데, 아우디가 Q5 신차 모델을 출시한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푸조는 이달 준중형 SUV 3008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2일 볼보코리아가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신형 'XC90' 'S90' 출시 행사를 열고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90. 뉴스1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 브랜드는 최근 2~3년간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라며 “내수 불황에도 고급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수입차 시장에서 럭셔리 모델과 보급형 모델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삼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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