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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서 “감귤짓 안 하는 의사” 비꼰 의대생…대학 “사과문 안 내면 징계”

중앙일보

2025.07.02 00:01 2025.07.02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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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뉴스1
의대 수업 정상화를 둘러싼 갈등이 두 달째 계속되는 가운데, 한 대학에선 수업 도중 강경파 학생들이 조기 복귀한 학생을 향해 ‘배신’, ‘감귤’ 등으로 공개 비난하는 일이 발생했다. 감귤은 의대생·전공의 사이에서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을 ‘감사한 의사’라고 비하한 데서 온 혐오 표현이다. 학교 측은 관련 학생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달 26일 차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 1학년의 의료 윤리 수업인 ‘좋은 의사 지향하기’ 강의에서 발생했다. 수업을 진행한 교수는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변을 게시판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인 패들릿에 익명으로 올리도록 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이 “감귤짓 안하는 의사” “배신 않고 동료들과 협력할 수 있는 의사” “동료를 버리지 않는 의사” “수업을 먼저 듣는 의사”라는 답을 적어냈다.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이 지난 1일 학생들에게 공지한 내용. 학교 측은 지난 26일 한 수업에서 먼저 복귀한 학생들을 겨냥해 혐오표현을 쓴 학생들에게 자필 사과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독자제공
학생들 사이에서는 “조기 복귀한 학생들을 저격한 표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가 예고한 유급 시한(5월7일) 내에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을 겨냥했다는 의미다.

현재 차의과대 의전원에서는 시한 내 학교에 복귀하지 않아 제적 대상이 된 학생들까지 수업을 듣고 있다. 지난달 말 학교 측이 돌연 입장을 바꿔 제적 대상이 된 학생들에게도 수강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먼저 복귀한 학생들이 “괴롭힘이 우려된다”, “학칙에 위배된다”며 반대했지만 학교가 강행했다.

학교 측은 해당 수업 닷새 뒤인 지난 1일 이같은 혐오 표현을 한 학생들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학교 측은 “글 작성자가 전체 의전원 학생들을 상대로 2일 오후 4시까지 자필로 쓴 실명 사과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또 “사과문에는 책임 인식, 공동체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 의지 등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사과문이 올라오지 않을 경우 해당 학생이 누구인지를 밝혀내고 징계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차의과대학 의전원장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이 사안을 끝까지 책임 있게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보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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