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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서 느슨해진 대러제재…푸틴 무기고 다시 채워지나

연합뉴스

2025.07.0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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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때 매달 수백개 쏟아지던 신규 제재, 트럼프 취임 후엔 '0' '푸틴 절친' 부인 제재 오히려 풀어줘…러, 우회 경로 빠르게 구축
트럼프 행정부서 느슨해진 대러제재…푸틴 무기고 다시 채워지나
바이든 때 매달 수백개 쏟아지던 신규 제재, 트럼프 취임 후엔 '0'
'푸틴 절친' 부인 제재 오히려 풀어줘…러, 우회 경로 빠르게 구축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부과해 온 각종 경제 제재의 효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크게 약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내놓지 않고 오히려 일부 제재를 풀어주기도 하면서 러시아가 손쉽게 전쟁에 필요한 물자들을 다시 비축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러시아에 단 하나의 신규 제재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전 바이든 행정부에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달 평균 170개의 신규 대러 제재를 발표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라고 NYT는 짚었다.
NYT가 분석한 미국 상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중 러시아와 연관된 개인과 회사, 선박, 항공기 등에 부과한 제재는 총 6천200개가 넘는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몇주간은 월 평균의 3배에 가까운 '제재 폭탄'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즉시 미국의 신규 대러 제재 발표는 중단됐으며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등 제재의 강도가 낮아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절친이자 러시아의 유명한 재벌인 보리스 로텐베르크의 부인 카리나 로텐베르크에 대한 제재를 지난 4월 '조용히' 해제했다.
미국과 러시아 이중 국적자인 카리나 로텐베르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가장 먼저 제재 대상이 된 인사들 중 한 명이다.
당시 상무부는 이 사실을 다른 일상적인 공보 자료에 포함해 눈에 띄지 않게 발표했으며, 이에 대한 배경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상무부는 이와 관련한 NYT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으며, 국무부 대변인은 해당 제재 해제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과는 무관하다"면서도 "해당 사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미 법무부는 바이든 전 대통령 행정부가 러시아 집권층의 자금 확인 및 몰수를 위해 만든 태스크포스(TF)인 '클렙토캡처'를 폐쇄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의 대러 제재 고삐가 느슨해지면서 기존에 부과됐던 제재의 효력도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
NYT는 관련 무역 기록과 기업 문서, 온라인 게시글들을 검토한 결과 중국과 홍콩 등에서 미국의 제재를 받지 않는 기업 최소 130여개가 러시아에 수출이 금지된 컴퓨터 칩을 즉각 판매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 9개월 전에 설립된 홍콩 소재의 한 기업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 10명을 사살한 키이우 공습에 사용한 순항 미사일에 들어가는 칩을 판매하고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경제 전문가 엘리나 리바코바는 제재가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현 상태를 유지하려고만 해도 계속 달려야 한다"면서 신규 제재를 통해 그 대상을 계속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그 사이에 얼마든지 '음지'의 기업들을 새로 만들어 우회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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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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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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