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廣東)성이 '저고도 경제'를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며 관련 기술과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전(深圳)시 룽강(龍崗)구의 한 야외 테스트장에선 60L(리터) 물탱크를 장착한 농업용 드론 'Q100'의 물 분사 시연이 한창이다. 선전연합비행기과학기술회사가 개발한 이 드론은 이미 국내를 넘어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
연구진은 지역별 농촌 환경을 면밀히 조사해 남부 산악 지형에 맞는 소형 드론을 제작했다. 충돌 방지용 레이더를 탑재해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현재 해당 드론은 분사, 파종, 운송, 항공측량 등 다양한 작업에 활용되고 있다.
리샤오량(李曉亮) 선전연합비행기과학기술회사 사장은 "스마트폰만 사용할 줄 알면 최대 4시간 이내에 드론 조작법을 익힐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고 소개하며 단 8시간 정도면 수천 개 부품을 조립해 드론 한 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둥성은 농업 외에도 도시 거버넌스, 공중 교통, 응급 구조, 저고도 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광둥성에 개통된 드론 항로는 총 700개 이상이다. 물류 배송 관련 연간 드론 비행도 약 80만 회(연대수)에 달한다. 또한 광둥성은 30분 항공 의료 응급 구조망을 구축 중이다.
개인용 비행 장치 제트팩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광둥항공우주과학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제트팩은 엔진을 분산 배치해 추진하고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는 센서 및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디지털 브레인'을 탑재했다.
이를 통해 기체 자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추력을 조정할 수 있어 복잡한 기류 속에서도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다. 일반인이 단기 교육만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연구진은 "이착륙장 없이 테라스에서 테라스로 연결되는 입체 출퇴근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 구상이 현실이 될 경우 도심 속 단거리 이동 생태계를 재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둥성 내에 조성된 드론 테스트장도 기술 개발을 뒷받침한다.
광둥항공우주과학기술연구원은 복합형 풍동 테스트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이곳은 고층 건물이 운집한 환경에서의 순간 풍속 변화 및 풍향 전환 등 실제에 가까운 극한의 기류를 재현한다. 덕분에 2년이 걸리던 초기 테스트를 6개월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광둥성 발전개혁위원회 관계자는 지역 내 저고도 경제 규모는 1000억 위안(약 19조원)을 넘어섰다고 소개했다. 또한 저고도 경제와 관련해 1만5000개 이상 기업이 광둥성에 둥지를 틀어 소재 개발, 부품 제조, 완제품 생산, 운영 서비스, 산업 금융 전반에 걸쳐 생태계가 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