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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잇단 강경 발언에 속타는 日…당혹감 속 "상황 더 엄중"(종합)

연합뉴스

2025.07.02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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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아끼며 "성실한 협의" 강조…'으름장 활용하는 상투적 수법' 분석도 日실무팀 철수해 당분간 교착상태 이어질 듯…선거 앞두고 돌파구 마련 부담
트럼프 잇단 강경 발언에 속타는 日…당혹감 속 "상황 더 엄중"(종합)
말 아끼며 "성실한 협의" 강조…'으름장 활용하는 상투적 수법' 분석도
日실무팀 철수해 당분간 교착상태 이어질 듯…선거 앞두고 돌파구 마련 부담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 적극 임해 온 일본을 상대로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약 1주일 앞두고 연일 압박성 발언을 내놓는 가운데 일본은 당혹감을 감추며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 미일 관세 협상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관세보다는 투자로, 앞으로도 국익을 지켜갈 것"이라며 과거에 했던 것과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되풀이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언급과 관련된 협상 방침을 말해 달라는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일본 측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상대로 불만을 나타낸 데 대해 "언급을 자제하겠다"며 "계속해서 진지하고 성실한 협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에서 일본에 대해 "우리는 일본을 상대해 왔는데, 나는 합의할지 확신을 못 하겠다. 일본과는 합의할지 의문시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은 매우 터프(tough·협상에서 완고함을 의미)하다"며 "그들은 매우 잘못 길들여졌다(spoiled)"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보낼 것이라고 언급한 서한 내용에 대해 "당신은 (대미 관세로) 30%나 35% 또는 우리가 결정하는 어떤 수치를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일본에 대해 매우 큰 무역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일본을 매우 존중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대량의 쌀 부족을 겪고 있는데도, 우리의 쌀을 수입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직격했다.
또 자동차에 대해서도 "우리는 수백만의 수백만(아주 많은)에 이르는 그들 자동차를 미국에 사 오는데 이는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은 그동안 7회에 걸쳐 장관급 관세 협상을 벌였으나,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종합하면 일본이 제시한 '교섭 카드'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사실상 쌀 수입 확대를 막으면서 자동차 관세를 철폐하거나 인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쌀과 자동차에 대해 모두 불만을 나타내며 관세율을 더 올릴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곤혹감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으름장을 통해 요구를 받아들이게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투적 수법"이라는 견해도 나온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협상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나타내며 상황은 한층 더 엄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양국은 지난달 중순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게 관세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수시로 통화하며 관세 문제를 협의했고, 아카자와 경제재생상도 4주 연속 미국을 방문하며 협상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지난달 하순 7차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을 찾았으나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을 만나지 못한 채 귀국했다.
일본이 오는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은 관세 협상에서 당분간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닛케이는 "7차 협상 후 미국에 남아 조율 작업을 계속하던 실무급 당국자들도 귀국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7월 9일까지 일본 이외 무역 상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미국 측이 일본과 협상을 우선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한편, 미국·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은 1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양자 회담을 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와야 외무상은 회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 "미국 측으로부터 방위력 강화의 중요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한 뒤 "일본의 판단으로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추진해 갈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날 회담에서는 구체적 수치가 논의되지 않았다고 이와야 외무상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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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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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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