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 공식 스폰서십 업체인 스포츠 브랜드 요넥스와 개인 후원 계약을 맺었다. 안세영은 지난 1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7월1일 자로 요넥스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며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업계에 따르면 향후 4년간 총액 100억원 규모라고 한다. 용품도 무제한 후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안세영은 대회 직후 ‘작심 발언’으로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대립각을 세웠다. 대표팀 운영의 불합리성을 지적했는데, 특히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이 신발·라켓 등 개인용품을 협회 후원사 제품(요넥스)만 쓰게 한 규정에 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대표팀 경기화가 발에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물집이 잔뜩 잡힌 발 사진도 공개했다. 김택규 당시 협회장은 지난해 국회의 현안 질의에 불려 나가 선수의 개인 스폰서십을 불허하는 관련 조항 문제로 질책받았다.
이번에 안세영이 요넥스와 손을 잡게 된 과정에 관해 배드민턴계 관계자는 “요넥스의 경쟁 브랜드(리닝)가 더 파격적인 조건(4년 140억원)을 제시한 거로 알려져 있다”며 “조건만 고려했다면 결정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안세영이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요넥스 측에 요청해 발 특성을 고려한 경기화 개조 작업에 착수했는데, 시간 부족으로 기대한 결과물을 받지 못했다”며 “이 과정에서 요넥스 측의 선수 지원 의지 등을 확인한 게 이번 계약 과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자 복식의 ‘간판’ 서승재(28·삼성생명)와 김원호(26·삼성생명)도 요넥스와 각각 연간 22억원과 15억원대의 개인 후원계약을 맺은 거로 전해졌다. 세계 정상급 선수의 경우 소속팀 급여와 대회 상금 외에 개인 후원계약을 통한 부가 수입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개인 후원계약이 허용되면서 협회 및 국가대표팀에 대한 스폰서십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상비군 등 나머지 선수들은 전보다 지원이 줄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뛰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로썬 개인 후원계약을 통해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게 된 선수들이 한국 배드민턴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려 관련 시장의 파이를 키워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