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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284) 아름다운 챔피언
중앙일보
2025.07.02 08:06
2025.07.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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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챔피언
-청도 소싸움 경기장에서
배우식(1952~ )
뚝심의 젊은 소가 밀치기로 공격한다.
주춤주춤 밀려나는 챔피언 늙은 황소.
일순간 으라차차차! 머리치기 반격한다.
늙은 소의 연타 뿔치기
여세 몰아 들치기 공격.
화려한 공격 기술
관중들은 환호한다.
마침내 마무리 공격하다
문득 멈춘 챔피언 소.
가만 서서 역공당하는 늙은 소는 알고 있다.
한쪽 눈먼 젊은 소가 자신의 자식이란 걸.
아버지, 고독을 덮어쓰고 화려하게 퇴장한다.
-인삼반가사유상(천년의시작)
아! 아버지
늙은 소는 영물이라고 한다. 소싸움에서 맞붙게 된 젊은 소가 자신의 새끼임을 알아본 늙은 소가 공격하지 않고 패배를 자초하는 광경을 그리고 있다. 시인은 그것을 ‘화려한 퇴장’이라고 했다. 어미의 새끼 사랑을 그린 작품은 많아도 아비의 속 깊은 사랑을 그린 드물고 귀한 시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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