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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러 갈등 심화…대사 초치에 '맞초치'

연합뉴스

2025.07.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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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구금 사망 사건에 강경 대응…"러, 남캅카스서 영향력 상실"
아제르바이잔·러 갈등 심화…대사 초치에 '맞초치'
경찰 구금 사망 사건에 강경 대응…"러, 남캅카스서 영향력 상실"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캅카스의 옛 소련 국가 아제르바이잔과 러시아가 상대국 대사를 '맞초치'하는 등 양국 외교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외무부는 2일(현지시간) 주아제르바이잔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아제르바이잔계 주민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가 지난달 30일 주러시아 아제르바이잔 대사를 초치해 자국 언론인 구금에 항의한 데 대한 맞대응 조치다.
아제르바이잔 외무부는 "러시아 사법당국의 위법 행위에 대해 포괄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갈등은 지난달 29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경찰에 체포된 아제르바이잔 남성 2명이 구금 중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러시아 당국은 1명이 심부전으로 사망했고 다른 1명의 사인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사망자 시신에서 발견된 구타 흔적을 근거로 러시아 경찰이 민족적인 이유로 정당하지 않은 살인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아제르바이잔 문화부는 이 사건에 반발해 지난달 29일 수도 바쿠에서 열릴 예정이던 러시아 관련 문화 행사를 취소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 정부 지원을 받는 미디어 그룹 '로시야 세고드냐' 산하 매체 '스푸트니크 아제르바이잔' 사무실을 불시 점검해 기자 2명을 체포, 구금했다. 이들이 수갑을 찬 채 연행되는 영상도 공개됐다.
아울러 러시아인 약 15명을 마약 밀매, 사이버 범죄 혐의로 체포했다.
양국 간 관계는 지난해부터 균열 조짐을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아제르바이잔 여객기가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하던 중 러시아 방공망에 의해 격추되면서 탑승객 67명 중 38명이 사망했다.
자우르 시리예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아제르바이잔의 단호한 조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남캅카스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이번 갈등과 관련해 특정 세력이 양국 관계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양국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관계를 다져왔다"며 "이를 해치려는 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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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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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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