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개그맨 이경규가 약물운전 혐의로 결국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10년 넘게 먹고 있는 공황장애 약이 문제가 될 줄 몰랐다는 해명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이경규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경규는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차량과 같은 차종·색상의 다른 차량을 몰고 이동하다가, 절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현장에서 진행된 약물 간이 시약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경규는 경찰 조사에서 10년 넘게 복용 중인 공황장애 치료제가 검사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현행 도로교통법 제45조는 약물 복용으로 인해 인지력과 판단력, 운전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태에서의 운전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약물이 의료 목적의 처방약이라 할지라도 운전이 곤란한 상태를 야기할 경우,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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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달 24일 이경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후 이경규는 공식 입장을 통해 “공황장애 약을 먹고 운전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며 “복용 중인 약 중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분이 있다면 운전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꼈다. 저 역시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경규의 변호인 역시 입장문을 통해 “이경규 씨는 10년간 공황장애를 앓아왔으며 사건 전날에도 처방약을 복용했다. 하지만 당일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병원에 가기 위해 운전하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부주의였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그계를 넘어 예능계 대부로 손꼽히는 이경규는 지난해 tvN '유퀴즈 온더 블럭'에 나와 데뷔 후 활동한 44년간 논란 한 번 없었다는 유재석의 말에 "항상 주의한다. 술을 마시더라도 집 근처에서만 마시고, 과하게 많은 사람과 어울리지 않다. 많은 것을 탐하지 않는다. 많은 걸 탐하면 사고가 난다. 비우기 연습을 한다”며 미소 지었던 바.
운이 나빴던 것인지 현행법에 무지했던 탓인지 이경규로서는 의도치 않게 '약물 운전' 꼬리표를 달게 됐다. 검찰로 넘어간 이 사건이 어떻게 풀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