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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준우승·준우승→16강 탈락' 인테르, 팀 분위기도 박살...주장과 공개 불화 "진정한 리더는 범인 안 찾아"

OSEN

2025.07.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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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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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트레블'을 앞두고 무관에 그친 인터 밀란이 내부 불화에 시달리고 있다. 주장 라우타로 마르티네스(28)와 핵심 미드필더 하칸 찰하놀루(31)가 공개적으로 맞서 싸웠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1일(한국시간) "찰하놀루가 최근 라우타로와 주세페 마로타 단장의 발언에 반응하며 소셜 미디어에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이 글은 이탈리아어와 튀르키예어, 영어로 동시에 올라왔고, 마르쿠스 튀랑이 '좋아요'를 눌렀다"라고 보도했다.

인테르는 2024-2025시즌을 허망하게 마무리했다. 세리에 A 1위를 달리고, 코파 이탈리아 4강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 오르며 트레블의 꿈을 꿨다. 시모네 인자기 감독과 함께 기적을 쓰는가 싶었다.

하지만 결말은 비극이었다. 3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던 인테르는 시즌 막판 미끄러지면서 나폴리에 세리에 A우승을 내줬고, 2위로 마감했다. 코파 이탈리아에선 라이벌 AC 밀란에 대패하며 4강 탈락했다. 그리고 마지막 기회였던 UCL 결승조차 파리 생제르맹에 0-5라는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를 당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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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에 휩싸인 인테르는 인자기 감독과 작별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 중이다. 이탈리아 언론의 비판에 직면한 인자기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로 떠났다. 그 대신 인테르는 구단 레전드 크리스티안 키부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그러나 출발은 좋지 않다. 인테르는 같은 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16강전에서 플루미넨시(브라질)에 0-2로 패하며 탈락했다.

다소 충격적인 이변이다. 이탈리아 명문이자 UCL 준우승팀 인테르가 브라질 팀을 상대로 무릎 꿇으며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된 것. 키부 감독 부임 이후 첫 패배였다. 점유율만 높았을 뿐 경기 내용에서도 밀렸기에 더욱 상처가 컸다.

이날 인테르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게르만 카노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이후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결정력이 부족했다. 라우타로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결국 인테르는 후반 추가시간 플루미넨시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와르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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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주장 라우타로가 작심발언을 터트렸다. 그는 "오늘 대회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감독님께선 우리를 강하게 밀어붙이셨다.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팀에 남고 싶은 사람은 남고, 남고 싶지 않은 사람은 떠나야 한다. 우리는 클럽을 대표하고 있고, 중요한 목표에 도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동료 미드필더 하칸 찰하놀루를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는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이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찰하놀루는 부상으로 플루미넨시전에 뛰지 못했다.

물론 공개적으로 찰하놀루의 이름을 꺼내진 않았다. 라우타로는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길고 힘든 시즌이었다. 우리는 무관으로 마무리했다. 전반적인 메시지"라며 "우승 타이틀을 놓고 싸우려면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두 번째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를 차지했을 때처럼 진정한 하나의 팀이 돼야 한다.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로타 인테르 CEO는 여기서 한 술 더 떠 대놓고 찰하놀루를 저격하며 불화를 키웠다. 그는 "라우타로가 찰하놀루를 겨냥한 게 맞다고 생각한다. 주장으로서 한 말이다. 일부 추측과 사실을 강조한 거다. 선수가 더 이상 이 팀에서 뛰고 싶지 않다면 떠나는 게 옳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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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찰하놀루도 가만 있지 않았다. 그는 "UCL 결승에서 다친 뒤에도 미국 투어에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경기에 뛸 수는 없었지만, 팀과 함께하고 싶었다. 그런데 훈련 중 또 다른 부상을 당했고, 근육 파열이었다. 단순한 부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제 패배는 정말 아팠고, 나도 선수이자 이 팀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슬펐다. 경기 직후 몇몇 동료들에게 전화해 내 마음을 전했다. 그것이 팀을 아끼는 사람의 자세라고 믿기 때문"이라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 후 들려온 말들은 너무 날카로웠다. 우리를 하나로 묶기보단 갈라놓는 말들이었다"라며 "난 이 유니폼을 배신한 적이 없다. 인테르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도 없다. 오히려 큰 제안들이 있었음에도 인테르를 선택했다. 이 팀이 가진 상징성과 무게를 알기 때문이다. 내 선택이 그걸 보여준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라우타로를 향해 날이 선 반격을 펼치기도 했다. 찰하놀루는 "난 국가대표팀 주장이라는 영광을 누리며 진정한 리더가 어떤 존재인지 배웠다. 위기 상황에서 희생양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동료 곁을 지키는 사람이 진짜 리더다. 난 이 클럽을 사랑하며 매일 최선을 다해 왔다. 미래는 모르지만, 역사는 목소리 큰 사람이 아니라 꿋꿋이 버텨낸 사람을 기억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인테르 공격수 튀랑도 찰하놀루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우회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했다. 가제타도 "요즘 같은 시대에 '좋아요' 하나는 무게감이 클 수 있다. 이렇게 무거운 게시글에 눌린 '좋아요'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확실한 건 힘들었던 시즌을 마친 뒤 휴가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DAZN, 디 애슬레틱, 찰하놀루 소셜 미디어.


고성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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