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아무리 스몰 샘플이라도 이렇게 잘 치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부상 대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한 외야수 루이스 리베라토(30)의 타격감이 식을 줄 모른다. 적응 기간 없이 4할대 맹타를 휘두르면서 다음주 입국 예정인 에스테반 플로리얼(28)을 두고 한화의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사구에 의한 우측 새끼손가락 견열 골절로 외국인 재활 선수 명단에 오른 플로리얼의 일시 대체 선수로 지난달 17일 한화와 6주 총액 5만 달러에 계약한 리베라토는 데뷔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지난달 22일 대전 키움전에서 2루타 1개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어 25일 대구 삼성전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6일 삼성전에서 6회 동점 적시타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날부터 최근 6경기 연속 안타. 그 중 5경기가 2안타 멀티히트로 꾸준하게 잘 치고 있다.
8경기 34타석밖에 들어서지 않았지만 타율 4할3푼8리(32타수 14안타) 1홈런 6타점 OPS 1.065로 뜨겁다. 스몰 샘플이지만 컨택 능력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빠르고 간결한 레벨 스윙으로 150km대 강속구도 정확한 타이밍에 잘 맞힌다. 풀히터인 플로리얼과 다르게 밀고 당기는 스프레이 히터로서 인플레이 타구 생산에도 능하다.
[OSEN=인천, 김성락 기자] 1회초 무사 1루 한화 리베라토가 안타를 날리고 있다. 2025.06.27 / [email protected]
처음 보는 투수들을 상대로 이 정도 대응력을 보여주는 게 정말 놀랍다. 6주 임시직 신분이라 짧은 기간 강한 임팩트를 보여줘야만 하는 입장인데 득점권 타율 7할1푼4리(7타수 5안타)로 강렬하다. 지난달 28일 문학 SSG전에서 6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 폭발했고, 1일 대전 NC전도 8회 동점 적시타로 클러치 능력을 뽐냈다.
초구 타격만 6번으로 적극성이 돋보이는 리베라토는 선구안도 나쁘지 않다. 2일 NC전에도 2안타 멀티히트를 쳤는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볼넷이었다. 4회 NC 선발 목지훈을 상대로 11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1-2 불리한 카운트에서 5개의 파울 커트와 함께 변화구 3개에 배트를 내지 않고 참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리베라토에 대해 “처음에는 고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 그 이상 어떻게 더 바라겠나.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외국인 타자는 새로운 투수들의 공과 ABS존에 적응 기간이 필요한 법인데 리베라토는 극강의 컨택으로 이 과정을 생략하며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모습도 플러스 요인이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한화 리베라토가 6회초 2사 1,2루 우익수 앞 안타를 치고 삼성 구자욱의 포구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쇄도한 후 포효하고 있다. 2025.06.26 / [email protected]
이제는 플로리얼도 안심할 수 없다. 플로리얼은 부상 전까지 65경기 타율 2할7푼1리(258타수 70안타) 8홈런 29타점 OPS .783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크게 헤맸고, 업다운이 심해 교체설이 나왔지만 5월21일 울산 NC전부터 1번 타자로 들어간 뒤 18경기 타율 3할1푼4리(70타수 22안타) 4홈런 7타점 OPS .951로 활약했다. 김경문 감독도 지난달 초 플로리얼에 대해 “지금 타격 페이스라면 굳이 바꿀 필요가 있겠나 싶다. 자신감 잃지 않고 더 잘해서 우리랑 끝까지 갔으면 한다”며 신뢰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8일 광주 KIA전에서 10회 정해영의 공에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맞는 부상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6주 임시직 리베라토의 활약이 한화로 하여금 고민에 빠뜨리게 한다. 컨택은 리베라토가 확실히 우위로 보이지만 수비나 주루, 장타력은 플로리얼과 조금 더 비교해봐야 한다. 6주 계약 기간까지 17경기가 더 남아있는 만큼 비교 평가할 시간은 충분하다.
지난달 15일 부상 회복 겸 둘째를 임신한 아내의 출산을 돕기 위해 미국으로 휴가를 떠난 플로리얼은 오는 8일 입국해 실전 복귀를 위한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3주 일정으로 휴가를 떠나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리베라토의 활약을 보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행복한 고민에 빠진 한화가 4주 뒤 어떤 결정을 할지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