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미제의 대조선(대북) 침략 야망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의 핵시설을 때리면서도 북한을 향해선 대화 재개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미제의 대조선 침략 야망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6·25전쟁 이후 계속된 한·미 연합연습을 거론하면서 불만을 쏟아냈다. "지금도 미국은 이전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조선반도 지역에 전략자산들을 상시 배치 수준에서 투입하고 있다"면서다.
이어 "우리는 강해지고 또 강해져야 한다"며 "힘이 약한 탓에 침략의 대상이 되여 고스란히 얻어맞고 처참한 굴욕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된 일부 나라들의 실태가 이를 실증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핵무력 강화 노선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데 이를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그러면서도 트럼프를 직접 거명하거나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하면서 여지를 남겼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란 핵시설 공습을 감행한 미국을 에둘러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라며 "당장은 러시아라는 뒷배가 있는 만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변화가 없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문은 핵보유국 달성 주장을 거듭하며 기존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우리 국가가 핵강국으로 솟구쳐올라 미국의 세계 전략의 중심고리로 되고있는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세력 판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제국주의의 지배 체계에는 커다란 파열구가 났다"고 자평하면서다.
오 연구위원은 "북한은 최근 관영 매체를 통해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 약화를 지적하면서 반서방 세력권 구축에 골몰하는 모습"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독자적인 세력권을 갖추길 원하는 중국·러시아 등 전통적인 우방국과의 밀착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 1면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관련한 기사를 배치하면서 대대적인 선전전에 나섰다. 올해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와 연말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치적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문은 "출렁이는 바다물에 몸을 잠그고 해수욕을 하는 근로자들과 물스키(수상스키)와 고속뽀트(보트)를 타는 사람들의 기백넘친 모습"이 볼만하고 "급강하물미끄럼대, 사발형급속물미끄럼대를 따라 내려지치며 쾌감을 한껏 느끼는 인민의 웃음이 명사십리야외물놀이장에 만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