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이스라엘과의 60일 휴전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은 동의했다"며 하마스를 압박한 지 하루만이다.
2일(현지시간) 하마스의 대변인 격인 테하르 알누누 미디어 담당 고문은 "합의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완전한 종전에 이르는 명확한 방안이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은 60일간의 휴전 확정을 위해 필요한 조건에 동의했다"면서 하마스 측에도 조건 수용을 압박한 바 있다.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다. 현재 가자지구에 인질 49명이 남아 있고, 그 중 27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이스라엘은 보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안은 휴전 60일 동안 하마스가 생존 인질 10명을 석방하고, 사망 인질의 시신도 송환하며, 나머지 인질은 종전에 도달하면 석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협상안은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특사와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이집트를 통해 전달됐다고 알려졌다.
다만 휴전 협상에서 일부 난항이 예상된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침략 종식,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가자지구 내 주민 지원 등을 보장하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 중 이스라엘군의 가자 철수는 '무기한 주둔'이라는 이스라엘 측 입장과 정면 배치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가자지구와 가까운 이스라엘 남부 항구도시 아슈켈론의 한 기업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분명히 말하는데 하마스는 없어질 것"이라며 "하마스 궤멸과 인질 석방, 두 가지 목표를 함께 완성할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내놨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
한편 이날 가디언은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30일 팔레스타인 북부 가자시티의 해변 카페를 공격하면서 미국산 500파운드(약 226kg)급 MK-82 폭탄을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같이 폭발 반경이 넓은 폭탄으로 민간인들이 모인 장소를 타격한 것은 전쟁범죄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2일에도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북부의 핵심 의료기관인 인도네시아병원의 마르완 알술탄 원장 등 47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