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항공관제사들 곧 파업…유럽 '관제악몽' 재현 우려
3~4일 파업에 프랑스 공항 항공편 감축 요청…올여름 하늘길 혼잡 예상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프랑스 항공관제사들이 파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여름휴가 시즌을 맞은 유럽 하늘길에 극심한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프랑스 민간항공청(DGAC)은 오는 3~4일 예고된 프랑스 항공관제사들의 전국적인 파업에 대비해 항공사들에게 4일 수도 파리 공항의 항공편 수를 40% 줄이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니스 출발·도착 항공편은 절반으로, 리옹, 마르세유, 몽펠리에, 아작시오, 바스티아, 칼비, 피가리 공항은 30% 줄이라고 했다.
관제사들은 과도한 업무와 과로를 호소하며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늘어난 항공 수요와 이번 파업이 겹쳐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항공관제사협회(IFATCA)의 프레더릭 들루 유럽 담당 부회장은 이번 파업이 "결국 네트워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파업이나 다른 항공 교통 문제가 발생하면 "교통 체증의 파급 효과"로 관제사들이 "공항 인근 교통을 멈춘 다음 항공기가 너무 일찍 도착하지 않도록 속도를 줄여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만 공항 교통이 재개된다"라고 설명했다.
관제사 파업 외에 관제사 인력 부족, 조종사의 피로도 증가와 공항 규모에 비해 많은 항공편 수 등 이번 여름 유럽 항공 교통 혼란을 악화시킬 수 있는 다른 요인도 지적된다.
이미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데다 최근 중동 정세까지 불안해지면서 유럽 하늘길은 더욱 혼잡해졌다.
들루 IFACTA 부회장은 여행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은 "조종사와 관제사의 피로가 똑같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럽조종사협회(ECA)의 폴 로이터 부회장은 "영공과 공항 활주로는 한정돼 있고, 공항에도 수용 능력에 제한이 있다"라며 "그러나 완충제는 없기 때문에 장애가 발생하면 전체 시스템을 망치게 될 것이고, 올여름에도 그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유럽 내 항공 운항 편수는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아포스톨로스 치치코스타스 유럽연합 운송·관광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4월 회원국 교통부 장관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작년 여름, 유럽에서 가장 혼잡한 날 항공 편수는 3만5천편이었는데, 올해는 3만8천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작년에 유럽 항공 네트워크 내 지연은 25년 내 최악이었고, 올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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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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