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베트남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이 미국과 베트남 간 무역협상 합의가 예상보다 나은 수준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는 베트남 현지 기업인들과 전문가 등을 인용해 미국이 베트남에 적용한 상호관세율을 46%에서 20%로 낮추기로 합의함에 따라 베트남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은 계속 현지에서 사업을 영위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업들이 최종 합의된 관세율 20%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북부에서 종이상자 인쇄공장을 운영하는 중국인 펑모씨는 SCMP에 "관세협상 결과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좋은 수준이라서 사업 운영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첫 임기 때인 2018년에 벌어진 관세 전쟁 때 중국 광둥성에서 베트남 하이퐁시로 생산설비를 이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3개월 동안 미국 고객사들이 관세 적용 이전에 수입하려는 주문량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덕분에 베트남으로 이전하기 위해 상당한 투자를 했고, 관세율이 46%로 정해졌어도 다시 중국으로 이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관세 부담을 미국 고객사와 단순히 분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컨설팅업체 시메이크스의 류제 컨설턴트는 미국이 지난 4월 상호관세(46%)를 발표한 이후에도 중국 기업 다수는 베트남에 머물기로 결정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을 떠난 수출업체 다수는 단순히 환적을 위한 업체로 베트남 당국의 주요 단속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미국은 제3국이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베트남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환적 상품에 대해서는 관세율 40%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시메이크스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미국과의 약속에 따라 중국 제조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베트남에서 핵심 생산이 이뤄져야 하며 베트남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가 31%를 초과해야 한다.
류 컨설턴트는 "관세율 20%는 베트남에 진출한 중국 기업이 기대한 최상의 결과이며 중국 기업이 베트남 경제와 산업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좋은 뉴스"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베트남이 중국산 제품의 환적을 허용하며 대규모 대(對)미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중국이 베트남에 수출하는 물량 다수는 단순한 환적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SCMP는 전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메리 러블리 선임연구원은 베트남을 경유하는 환적에 대한 우려는 과대평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대(對)베트남 수출이 증가했지만, 다수는 베트남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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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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