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달 시작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과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에탄 중국 수출 규제를 해제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미국이 중국 수출 제한을 해제하기로 지난달 두 나라가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세계 3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에 중국 사업시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 없다고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업체는 시놉시스,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독일의 지멘스 AG다.
도널드 트럼프 지난 4월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이용해 중국과 무역전쟁을 개시하자, 중국은 바로 희토류에 대한 수출통제를 하며 미국에 맞불을 놨다. 그러자, 미국은 그 다음 달인 5월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의 중국 수출을 차단하며 보복했다. 중국 수출이 차단된 3사는 중국 EDA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다.
미 상무부는 또 중국에 대한 에탄 수출 허가 조치도 철회한다고 고지했다.
에탄 수출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별도의 승인 없이 중국에서 에탄을 직접 하역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달 엔터프라이즈 프로덕트 등 미국의 주요 에탄 수출업체들에 서한을 보내 중국행 선박에 에탄을 적재할 수는 있으나 중국 항만에서 이를 하역하려면 따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통보, 중국에 대한 에탄 수출 장벽을 높였다.
이 조치 이후 미국발 에탄 해외 이송이 급감하고 대형 선박들이 항구에서 발이 묶이거나 대체 행선지로 항로를 바꾸는 등 에탄은 미·중 무역 갈등의 또 다른 전선으로 떠올랐다.
천연가스의 일종으로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인 에탄은 미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중국은 필요량의 거의 전부를 미국의 공급에 의존해 왔다.
미국의 시장 분석업체인 보텍사의 서만다 하트케 애널리스트는 "이제 사업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7월에는 미국산 에탄의 중국 수출이 계절적 평균인 하루 24만 배럴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수출 제한 해제와 관련해 “중국이 장기적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그간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는 안보 사안으로 무역협상의 대상의 아니었으나, 이제부터는 무역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거래의 대상이 돼버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