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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정당 자처' 오스트리아 극우당 의원들 고소득 논란

연합뉴스

2025.07.03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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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라더니 와인 마셔"…자유당, 이중성 비판 직면
'서민 정당 자처' 오스트리아 극우당 의원들 고소득 논란
"물 마시라더니 와인 마셔"…자유당, 이중성 비판 직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서민 정당'을 자처한 오스트리아 극우 정당 자유당(FPO)의 의원들이 의회 내 최고 고소득자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의원 기본 급여 외에 월 1만2천유로(약 1천926만원) 이상의 부수입을 올린 의원은 자유당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당(OVP)은 4명, 신오스트리아자유포럼(NEOS)과 녹색당(Grune)이 각각 3명, 사회민주당(SPO)이 2명으로 뒤를 이었다.
부업 수에서도 자유당은 의원 1인당 평균 1.9개로 가장 많았다. 특히 악셀 카세거 의원은 기업 경영, 지역 에너지 회사인 에네르기 슈타이어마르크 감독위원, 강연·자문 활동 등 총 9개의 부업을 신고했다.
서민의 대변자를 표방했던 자유당 의원들이 공증인, 변호사, 기업 임원 등으로 활동하며 의원 기본 급여 1만유로(약 1천605만원)를 웃도는 수준의 부수입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자 비난 여론이 높아졌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관련 기사에 "그렇게 고소득 부업을 할 시간이 있긴 한가요?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나는 평범한 직장에서 100%를 다해 일해도 예산 삭감 때문에 고통받는데, 기만당하는 기분"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물을 마시라고 설교하더니 자기는 와인을 마시네! 이게 '서민의 정당'이라고?"라고 비꼬거나 "이 사람들은 하루가 24시간이 넘나 봐요!"라는 반응도 소셜미디어(SNS)에서 나왔다.
정치권에서도 자유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집권 국민당의 니코 마르케티 사무총장은 "질투심을 조장하며 '서민의 대변자', '기득권 반대자'를 자처하는 정당의 신뢰성을 따져볼 때"라고 비난했다.
연립정부에 참여 중인 사회민주당의 클라우스 젤텐하임 의원 역시 "파란 군단(자유당)의 위선"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대해 자유당은 정부의 실정을 덮으려는 정치적 물타기라며 비판을 일축했다.
자유당은 "정부는 기록적인 국가 부채, 높은 인플레이션, 실업 증가, 3년 연속 경기 침체에 책임이 있다"며 "자유당 의원들의 부수입은 모두 합법적"이라고 반박했다.
자유당은 1957년 나치 친위대 간부 출신이 창설한 극우 정당으로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됐지만 연정 구성에서 배제됐다. 국민당은 자유당을 제외하고 사회민주당, 신오스트리아자유포럼과 3자 연정을 구성해 자유당의 집권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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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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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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