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말 못하고 짖기만" 개 여섯마리와 자란 8세 소년…태국 발칵

중앙일보

2025.07.03 02:36 2025.07.03 02:5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장기간 방치돼 개 6마리와 함께 살다 구조된 8세 소년(빨간색 동그라미). 카오솟 홈페이지=연합뉴스
가족으로부터 장기간 방치돼 개 6마리와 함께 살던 8세 태국 소년이 구조됐다. 구조 당시 이 소년은 언어 능력을 상실한 채 개처럼 짖는 소리만 낸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태국 북부 우타라딧주에 있는 낡은 목조 주택에서 A군(8)이 발견됐다. 현지 학교장 신고를 받은 아동보호단체는 경찰·교육부 관계자 등과 함께 A군이 사는 집을 급습해 그를 구조했다.

A군에게는 어머니(46)와 형(23)이 있었지만 이들은 수년간 A군을 방치했고 A군은 개 6마리와 주로 의사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을 구조한 아동보호단체 대표 파위나 홍사꾼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군은 말을 하지 않았고 개처럼 짖기만 했다”며 “너무 안타까운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A군은 유치원을 다닌 적이 없었고 초등학교 때 한 차례 학교에 갔을 뿐 사실상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홍사꾼은 “A군 어머니는 무상교육 보조금으로 400바트(약 1만6000원)를 받았지만 A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A군 어머니는 마을과 사원을 돌면서 돈과 음식을 구걸해 생활했고 장기간 집을 비울 때가 많았다. 이 때문에 A군은 사람과 교감을 하지 못하고 오직 개와 시간을 보내면서 자랐고 개의 행동을 모방하기 시작하면서는 의사소통을 위해 짖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웃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A군과 어울리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교사는 “함께 놀 친구가 없던 A군에게는 오직 개들이 친구였다”며 안타까워했다.

태국 당국 관계자는 A군을 구조한 뒤 그의 어머니와 형을 상대로 마약 검사를 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A군 어머니와 형은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됐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A군은 지역 아동 보호시설에 입소한 상태다. 아동보호단체는 당국과 협력해 정규 교육을 지원하고 사회 재적응을 도울 계획이다.



장구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