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핵심 선수 두 명과 동시에 이별할 가능성에 직면했다.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이번 여름 이적시장 출구 리스트에 오르면서, 구단 내부는 전략적 전환을 강요받는 분위기다.
디 애슬레틱은 2일(이하 한국시간) 여름 이적시장 진행 상황을 조망하며 토트넘 내부의 주요 이슈를 집중 조명했다. 가장 먼저 언급된 선수는 로메로였다. 매체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로메로 영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내고 있으며, 토트넘과의 계약이 2년 남은 상황에서도 이적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로메로는 2022년 임대 종료 후 완전 영입을 통해 토트넘에 정식 합류했고, 당시 이적료는 4250만 파운드(약 792억 원)였다. 그는 잦은 부상으로 시즌 일부를 결장했지만, 유로파리그 결승 무대에서 선발 출전하며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러나 시즌 내내 이어진 구단 운영에 대한 불만이 쌓였고, 이적설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로메로의 가치를 6000만 파운드(1117억 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아틀레티코가 해당 금액을 수용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디 애슬레틱은 “토트넘은 헐값 이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강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 매체는 주장 손흥민의 상황도 함께 언급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종료 직전 구단이 옵션을 행사하며 계약을 1년 연장했지만, 이번 여름이 작별을 택할 최적의 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등 복수 클럽이 손흥민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구단 내에서도 이적을 통해 재정을 확보하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 입단 10년 만에 유럽 무대 첫 우승 트로피(UEFA 유로파리그)를 들어올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개인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그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도전을 염두에 둘 수 있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의 이적 시점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전이 변수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 출전을 조건으로 계약되어 있으며, 이탈 시 위약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손흥민의 이적 발표는 해당 경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디 애슬레틱은 “손흥민과 로메로 모두 시즌 막바지 팀 동료들에게 작별의 뉘앙스를 풍겼다”고 전하며 두 선수의 동시 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만약 이들이 동시에 팀을 떠날 경우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단기간 내 리더십 공백과 전력 재정비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된다.
한편 토트넘의 재정 구조 역시 이적 압박을 가중시키는 배경이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이 현재까지 갚아야 할 순 이적 부채는 무려 2억7930만 파운드(5205억 원)에 달하며 대주주 에닉 그룹의 연간 투자액은 평균 98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재정 부담은 주요 자산 매각 없이는 균형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손흥민과 로메로의 이적은 구단 입장에서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전력의 중추였던 두 선수를 동시에 떠나보내야 할 수도 있는 토트넘.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클럽의 운명은 다시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