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리버풀의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그의 친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였다. 축구계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영국 'BBC'는 3일(한국시간) 리버풀 구단과 스페인 현지 경찰 발표를 인용해 "디오구 조타가 스페인 자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동생과 함께 사망했다"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현지시간 3일 새벽 발생했다. 조타와 안드레가 타고 있던 람보르기니 차량이 다른 차량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타이어가 터지며 도로를 이탈했고, 이내 차량에 불이 붙었다. 차량은 전소됐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비극은 조타가 장기 연인인 루트 카르도수와 결혼한 지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벌어졌다.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이제 막 새로운 가정을 꾸린 남편이 된 그에게 닥친 참담한 결말이었다.
리버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의 비극적인 사고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구단은 가족, 친구들, 동료들, 구단 직원들이 이 엄청난 상실을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축구계가 애도를 보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소셜 미디어에 "말이 안 된다. 우리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대표팀에 있었고, 너는 막 결혼한 참이었는데..."라며, "그의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디오구와 안드레, 영원히 그리울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오는 4일 새벽 열리는 여자 유로 2025 예선 스페인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조타 형제를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도 "디오구는 그라운드 위의 챔피언이자, 영원히 기억될 선수"라고 애도 성명을 냈다.
BBC에 따르면 이날 아침부터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는 조타를 추모하기 위한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힐스버러 참사 추모비 앞 잔디밭에는 리버풀 유니폼과 함께 꽃다발, 스카프, 메시지가 담긴 카드가 가득했다. 심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 가져온 스카프에도 'RIP Diogo, YNWA(You'll Never Walk Alone)'라는 손글씨가 적혀 있었다. 지역 라이벌 에버튼 팬도 'RIP Jota'라 적힌 유니폼을 놓으며 애도를 표했다.
리버풀 레전드들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조타의 죽음을 추모했다. 제이미 캐러거는 "오늘 아침 들은 비보는 너무나 참혹하다. 루트와 세 아이를 비롯한 모든 가족, 친구들에게 마음을 전한다"라고 했고, 스티븐 제라드는 "RIP 디오구. 믿을 수 없는 슬픔 속에 유가족과 함께하겠다"는 짧고 굵은 메시지를 남겼다.
BBC 현장 리포터에 따르면 안드레아 몰리뉴와 두 딸은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채 안필드를 찾아 "디오구는 늘 미소를 잃지 않고 100%를 다해 뛰었던 선수였다. 그가 남긴 기쁨을 잊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건 축구를 넘은 슬픔이다. 아이 셋을 둔 남편이자 아들이고 형이었다. 그런 그가 가족과 함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건… 정말 말이 안 된다"라고 전했다.
조타는 지난 시즌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주역 중 한 명이었다. 그는 FC 파수스 드 페헤이라에서 시작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거쳐 포르투, 울버햄튼에서 성장했고, 2020년 리버풀에 입단해 182경기 65골을 기록하며 두 개의 리그컵과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로는 49경기 14골을 기록했고,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함께했다.
동료 다윈 누녜스는 소셜 미디어을 통해 "너와 함께했던 모든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던 네 모습, 경기장 안팎에서 최고의 동료였던 너를 절대 잊지 않겠다"라며 "무슨 말로도 이 고통을 달랠 수 없지만, 그곳에서 가족을 지켜줄 거라 믿는다"라고 썼다.
이번 사건의 여파는 클럽과 팬, 국가대표팀을 넘어 축구 전체 공동체에 슬픔을 안겼다. 프리미어리그 구단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버튼도 "디오구와 안드레의 비극적 사고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리버풀 구단과 모든 관계자, 팬들과 함께 마음을 나눈다"라고 전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도 기자회견 도중 "디오구 조타에 대한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다. 모든 국민을 대신해 조타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축구 팬이든 아니든, 모두가 이번 소식에 비통함을 느낄 것"이라고 발언했다.
리버풀은 여전히 조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한 팬은 BBC에 "그는 우리에게 항상 미소와 함께 골을 안겨준 선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축구는 아무 의미가 없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BBC의 보도 기사를 보면 사고 현장인 스페인 자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엔 여전히 불에 탄 흔적과 교통 통제선이 남아 있다. 그곳에서 조타와 안드레는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오늘, 전 세계가 그를 기억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