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트럼프 통화…"빠른 우크라 휴전" "목표 포기 안해"(종합)
올해 6번째 통화…이란·시리아 문제도 논의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상황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1시간 동안 전화로 의견을 나눴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당연히 우크라이나 문제가 논의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전투의 빠른 중단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즉 현 상황과 대립에 이르게 한 모든 근본 원인을 제거한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의 설명으로 미뤄 두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휴전에 관한 합의에 진전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을 중재하려는 자신의 노력에 푸틴 대통령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표출해왔다.
우크라이나는 무조건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근본 원인 제거가 먼저라고 맞서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 등이 갈등의 근본 원인과 관련 있다고 주장한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계속 협상할 준비가 됐음을 강조했지만, 두 지도자가 러시아-우크라이나 3차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2차 협상에서 합의된 인도주의적 협정 이행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포로 교환과 전사자 시신 인도에 합의해 이를 시행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중동 상황 전반에 대해서도 상세히 논의했다면서 "러시아는 모든 분쟁, 이견, 갈등이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서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 미국이 이 문제에 대해 각급 수준에서 연락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정상이 시리아 상황과 에너지와 우주 탐사에 대한 경제 협력 프로젝트 전망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던 무기 선적을 중단한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두 정상의 대면 회담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논의도 없었다며 "필요시 구체적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이민에 관한 핵심 법안이 미 의회에서 성공적으로 통과한 것을 설명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다면서 "그는 이 법안을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불렀고, 푸틴 대통령은 개혁 성공을 기원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면서 러시아가 미국 국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도 언급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날 전화 통화에 대해 "늘 그렇듯 서로 통했고, 솔직하고 업무적이면서 구체적이었다"며 두 정상이 가까운 미래에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는 올해 1월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번이 6번째다. 직전 통화는 지난달 15일 이스라엘·이란 충돌과 우크라이나 협상을 주제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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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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