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美에 콜롬비아 대통령 축출 지원 모색" vs "근거 없는 비난"

연합뉴스

2025.07.03 11:2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페트로 대통령 측근' 前외교장관, 美공화당측 접촉 정황 불거져 '발끈'한 美, 주콜롬비아 대사대리 소환…美-콜롬비아 관계 악화
"美에 콜롬비아 대통령 축출 지원 모색" vs "근거 없는 비난"
'페트로 대통령 측근' 前외교장관, 美공화당측 접촉 정황 불거져
'발끈'한 美, 주콜롬비아 대사대리 소환…美-콜롬비아 관계 악화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미국과 콜롬비아 간 외교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콜롬비아 전직 관료가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에 대한 축출을 위해 미국 지원을 모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미 당국이 보고타 주재 대사대리를 소환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마코 루비오 장관은 콜롬비아 보고타 주재 존 맥너마라 대사대리에 미국으로 돌아올 것을 지시했다"며 "콜롬비아 정부 최고위층에서 나온 근거 없는 비난과 용납할 수 없는 발언에 따른 긴급 협의차 이뤄진 소환"이라고 밝혔다.
'긴급 협의'와 관련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브루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이 "현재 양국 관계의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명확히 하기 위해 다른 조처를 추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2022년 8월부터 콜롬비아 역사상 최초의 좌파 정부를 이끄는 '게릴라 출신'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달 미국과 '우익 극단주의자'가 자신을 대통령직에서 끌어내기 위한 음모를 꾸몄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 언급의 배경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밝히진 않았으나, 페트로 대통령은 "콜롬비아 극우 리더"가 루비오 국무장관 측과 접촉했다는 취지의 암시를 했다.
이에 대해 스페인어권 매체 엘파이스는 '알바로 레이바 콜롬비아 전 외교부 장관이 페트로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목적으로 미국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 행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엘파이스는 자체 입수한 음성 기록과 증언을 토대로, 레이바 전 장관이 "페트로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으며, 프란시아 마르케스 부통령이 페트로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콜롬비아 거물급 정치인인 레이바 전 장관은 페트로 최측근 중 한 명이었다. 입각 초기 대통령에게 가장 큰 신뢰를 받았던 인물로 꼽힌다.
레이바 전 장관은 페트로 정부 출범 이후 2024년 5월까지 2년 가까이 외교부 수장을 지냈으나 여권발급 입찰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 의혹으로 직을 내려놓은 이후 페트로 대통령과 완전히 틀어졌다.
최근엔 엑스(X·옛 트위터)에 페트로 대통령의 '마약 의존설'을 주장하면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최근까지 남미에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파트너 국가 중 하나였으나, 트럼프 정부 들어서는 관계가 급격히 나빠졌다.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미국에서 출발한 이민자 송환 항공기의 착륙을 거부한 데 이어, 이에 격분한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발표에 "우리는 나치가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맞불 관세'로 맞서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비자·세관·출입국·금융 부문에서의 제재 등 강압 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맹공에 결국 9시간 만에 '무릎'을 꿇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1월 외교부 장관에 올랐던 라우리 사라비아도 이날 사임을 발표하면서, 콜롬비아 관가를 더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올해 31살의 사라비아 장관은 사임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나, 표면적으론 페트로 대통령이 여권 인쇄 계약을 현재 업체와 연장하지 않고 9월부터 다른 쪽으로 돌리려 하면서 갈등이 촉발된 바 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