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아디다스와 공개한 유니폼 홍보 영상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전범기(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포함돼 아시아 팬들의 분노를 자초했다. 더욱이 해당 영상은 한국과 싱가포르 투어를 앞두고 공개된 것이어서 논란의 파장은 더 커지고 있다.
뉴캐슬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2025-2026시즌 서드 유니폼을 소개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문제는 영상 속 한 장면이었다. 일본인으로 보이는 팬이 'NUFC JAPAN'이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흔드는데, 그 디자인은 흑백 방사형 문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형적인 욱일기 디자인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한 군기이자,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정당화하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한국, 중국, 싱가포르 등 일본의 침략을 직접 경험한 국가들에서는 전범기를 법으로 금지하거나 강력히 규제하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민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뉴캐슬은 해당 장면을 영상에 삽입했을 뿐 아니라, 문제 제기 이후에도 사과문에서 역사적 맥락이나 책임 의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뉴캐슬은 "해당 장면이 일부 팬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신고를 받았고, 이를 즉시 삭제했다"라며 "더 많은 팬이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편집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문 서두에 "서드 킷에 대한 반응은 특별했다"는 문장을 넣는 등 진정성과 반성의 태도가 의심받는 상황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 '메트로'는 뉴캐슬이 지난 5월 25일 에버튼과의 홈경기에서 욱일기 문양을 형상화한 카드 섹션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양은 흑백 방사형 배경 위에 구단 엠블럼이 삽입된 형태였고, 경기장 1, 2층을 가득 메운 대규모 연출이었다. 구단의 승인 없이 진행되기 어려운 연출이었던 만큼, 뉴캐슬 내부적으로 전범기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이 전혀 없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더 선'과 '메트로' 등 또 다른 현지 매체들도 이번 사안을 주목했다. "뉴캐슬이 유니폼 영상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문양을 사용했다", "아시아, 특히 한국과 중국 등에서는 법적으로 금지된 상징"이라는 설명과 함께, "뉴캐슬은 이번 여름 한국과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프리시즌 투어를 앞두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뉴캐슬은 오는 7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맞붙고, 8월 3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미 티켓은 선예매분까지 모두 매진된 상태다. 그만큼 많은 아시아 팬들이 구단을 직접 마주할 기회를 기다리는 가운데, 역사에 대한 무지와 책임 회피성 대응은 이들의 신뢰를 깊이 훼손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범기 사용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삭제 및 사과 등 후속조치가 신속히 이뤄진 만큼 쿠팡플레이 시리즈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캐슬이 마주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범기의 의미를 단순한 '디자인'이나 '팬아트'로 치부한 그들의 인식 수준이, 과연 글로벌 클럽으로서 아시아 시장에 진정성 있게 접근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