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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강버스' 9월 개통하는데…"20년간 승객 감소" 전망

중앙일보

2025.07.03 14:00 2025.07.0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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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 체험운항이 시작된 지난 1일 서울 청담대교 인근에서 한강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을 오르내리며 승객을 실어나를 ‘한강 리버버스(이하 한강버스)’가 9월 정식 운항을 앞둔 가운데 서울시의 외부용역 결과, 수요가 향후 20년간 계속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외부 연구용역의 결과는 지난해 6월 ‘한강 리버버스 운영 활성화 방안 용역 최종보고서’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한국종합기술과 동성엔지니어링이 용역을 맡았으며, 수요 분석은 서울시립대가 담당했다.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옥수·압구정·뚝섬·잠실 등 7개 선착장을 10척의 선박이 오가며 승객을 수송하는 체계로 요금은 편도 3000원이다. 당초 지난해 9월 개통하려다 선박 건조 지연 탓에 미뤄지는 등 논란을 겪다가 오는 9월 운항 개시가 결정됐다.

해당 보고서에선 수요를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출퇴근 등에 이용하는 ‘교통수요’와 국내외 관광객이 타는 ‘관광수요’로 나눠서 분석했다. 분석 기간은 2025년부터 2045년까지 20년간이다.
김경진 기자

이 중 교통수요는 2025년 하루 평균 3902명에서 2030년엔 3831명, 2035년 3811명, 2040년 3799명, 2045년 3788명 등 계속 조금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한강버스는 지난 2023년 4월 혼잡이 극심했던 경전철인 김포골드라인의 문제를 덜기 위한 서울시 대책 중 하나로 제시됐다. 수상 대중교통 도입에 무게를 뒀다는 의미다.

앞서 같은 해 3월 영국 런던의 템즈강에서 수상버스를 직접 타본 오세훈 시장이 한강에 도입할 의향이 있음을 밝히면서 검토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런 교통수요 전망을 보면 도입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관광수요는 실제 운항을 시작한 뒤 정밀한 조사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공급 가능 좌석 등을 고려해 2025년부터 2045년까지 모두 평균 1495명으로 고정했다. 결과적으로 교통과 관광수요를 합친 전체 수요 역시 갈수록 적어진다는 얘기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2월 한강 리버버스의 구체적인 운항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수요 전망에 대해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의 진재섭 한강수상활성화부장은 “수요 추정을 할 때 서울의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통근수단으로서 한강버스의 경쟁력 문제를 거론한다. 김주영 한국교통대 교통정책학과 교수는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는 맞지만 한강버스가 소요시간 등에서 우위가 있다면 버스, 자가용 등 다른 수단에서 승객이 옮겨와서 수요가 늘어나는 게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정진혁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지금 수요 전망을 보면 한강버스는 교통수요 처리 측면에서 역할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애초에 출퇴근 수단으로는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한강버스의 출퇴근 수요가 하루 4000명도 안 되는데 경기도 광역버스 1대가 하루 평균 2500명을 운송하는 것과 비교하면 너무 적은 수치”라며 “통근보다는 관광용으로 보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한강버스가 당초 도입 취지에 맞게 통근용으로 제 역할을 하려면 보다 적극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강버스는 운영 적자가 발생하면 서울시가 메워주도록 협약이 체결돼 있다.

강승모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과 교수는 “여러모로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다소 무리하게 추진하는 점이 있다고 볼 때 이를 만회하려면 통근수요를 최대한 많이 끌어와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측은 “선착장 내 편의시설 및 식음 시설 유치, 선착장 접근성 개선, 다양한 홍보 등을 통해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9월 정식 운항과 함께 한강버스 이용 활성화를 위한 모니터링 용역을 통해 지속해서 미비점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갑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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