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성남, 노진주 기자] 아버지에 이어 태극마크를 달아 ‘부자 국가대표’가 된 이호재(24)와 이태석(22, 이상 포항 스틸러스)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에 가기 위해 노력과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이호재와 이태석은 3일 경기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실시된 A대표팀의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비 소집 훈련에 임하기 전 이번 대표팀에 임하는 각오와 앞으로의 다짐을 전했다.
두 선수에게 눈에 띄는 공통점이 2개나 있다. 포항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는 것과 아버지가 축구 국가대표 출신이란 것이다.
올 시즌 K리그1 20경기에 나서 8골 1도움, 꾸준한 골감각을 보여 A대표팀에 첫 승선한 공격수 이호재는 이기형 옌볜 룽딩(중국) 감독의 아들이다. 현역 시절 측면 수비수로 활약한 이기형 감독은 태극마크를 달고 47경기에서 6골을 기록했다.
수비수 이태석은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쓴 이을용 경남FC 감독의 아들이다.
[사진] 이호재 / 대한축구협회
이호재는 "아버님께선 '자랑스럽고 대견하다. 너무 떨지 말고, 가지고 있는 실력 뽐내고 왔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주셨다"라고 들려줬다.
축구선수로서 그는 아버지를 넘고 싶은 마음이 있을 터. 이호재는 "축구선수가 될 때부터 아버지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겠다는 것이 저의 목표 중 하나였다. 꼭 넘고 싶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아버지의 대표팀 경기를 묻는 질문엔 "어..."라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본 지) 너무 오래됐다. 크로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며 웃었다.
이태석은 "(남은) 1년 동안 열심히 해 대를 이어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선수로서도, 가족으로서도 굉장한 영광일 것이다.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 이태석 / 대한축구협회
홍명보호는 지난달 아시아 3차 예선을 통과해 11회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내년 여름으로 다가온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소화하는 홍명보호의 첫 공식 일정이다.
결정력이 강점인 정통형 스트라이커 이호재는 동아시안컵에서 존재감을 보이면 새로운 최전방 자원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그의 별명은 ‘K-홀란’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에서 뛰는 엘링 홀란을 빗댄 표현이다. 191cm 장신에 탄탄한 체격, 제공권 장악 능력, 빠른 발, 강력한 슈팅 능력을 두루 겸비해 붙은 수식어다.
이제 월드컵을 가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 이호재는 "월드컵이란 곳은 모든 선수들의 목표고 꿈이다. 저의 강점은 포스트 플레이, 내려와서 연계 및 침투 플레이 모두 가능하단 것이다. 이를 잘 살려 내년 6월 월드컵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2021년 FC서울에서 프로 데뷔를 했던 이태석은 지난해 8월 포항으로 이적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 원정(3-1 승)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후반 교체로 투입됐다. 현재까지 A매치 5경기 출전했다.
이태석은 "선수로서 월드컵은 당연히 나가고 싶은 무대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선수들에게 '전쟁'이 시작됐다. 열심히 제 모습을 잘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 훈련 중인 홍명보호 / 노진주 기자
한편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중국과 동아시안컵 개막전을 치른다. 이어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격돌한다.
한국은 ‘베스트 멤버’로 동아시안컵에 임하지 않는다. 이 대회는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것이 아니기에 해외파가 강제 차출될 수 없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등 주요 유럽파들이 이번 명단에서 빠진 이유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홍명보 감독에게 존재감을 덜 알렸던 선수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9월 미국 원정부턴 손흥민을 비롯한 해외파들이 총집결할 전망이다. 감독의 눈을 사로잡을 시간은 ‘동아시안컵’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