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토마스 뮐러가 플로리안 비르츠의 리버풀 이적을 두고 날선 비판을 던졌다.
뮐러는 4일(한국시간) 미국 'CBS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현대 축구 시장은 비현실적이다"며 이적료에 대한 강한 회의감을 드러냈다.
리버풀은 지난 6월 2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엘 레버쿠젠과 비르츠 이적에 합의했다. 비르츠는 개인 협상을 마쳤으며 메디컬 테스트도 정상적으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30년 6월까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레버쿠젠과 리버풀은 총액 최대 1억 5000만 유로(약 2361억 원) 규모로 이적료 합의를 봤다.
2003년생인 비르츠는 독일이 자랑하는 젊은 재능이다. 그는 2020년, 만 17세에 레버쿠젠을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2021-2022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4경기 7골 10도움을 올리며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플레이메이킹과 침투 능력을 동시에 갖췄다.
오른발잡이지만 왼발도 능숙하게 사용하는 비르츠는 득점력까지 지녀 더욱 위협적이다. 레버쿠젠 소속으로 통산 197경기에서 57골을 기록했다. 독일 대표팀에서도 29경기 6골을 넣으며 활약 중이다. 그는 지난 시즌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을 이끌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우승과 독일축구협회 포칼 우승도 경험했다.
이번 시즌 비르츠는 공식전 45경기에서 16골 14도움을 기록, 좋은 스탯을 남겼다. 비르츠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수많은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원래는 비르츠의 모국 독일의 최대 빅클럽 바이에른행이 확실해 보였다. 바이에른은 실제로 10여년 동안 비르츠 아버지와 이야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비르츠가 바이에른행을 거부했다. 결국 리버풀이 시설과 프로젝트를 앞세워 비르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고 이적료인 1억 5000만 유로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 이적은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고 이적료 기록도 갈아치웠다. 첼시가 엔소 페르난데스를 영입하며 지출한 1억 2100만 유로(약 1880억 원)를 넘었고, 도르트문트가 2017년 우스만 뎀벨레를 바르셀로나로 보냈을 때 받은 1억 500만 유로(약 1635억 원)도 넘겼다.
독일 ‘빌트’는 비르츠의 연봉이 최대 2200만 유로(약 346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리버풀이 비르츠를 영입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기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었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리버풀을 소유한 펜웨이 스포츠 그룹의 축구 CEO 마이클 에드워즈는 2020년 비르츠가 쾰른 유스팀에서 뛰던 시절부터 그의 가족과 접촉해 왔다. 에드워즈는 2022년 비르츠가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입었을 당시에도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관계를 이어왔다.
한편 비르츠 영입에 대해 바이에른의 레전드 뮐러가 '너무 비싸다'고 주장했다. 바이에른과 계약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종료되지만 클럽 월드컵에 참가 중인 그는 "비르츠는 어디서든 잘할 선수다. 실력은 물론이고, 멘탈까지 강하다"고 후배에 대한 칭찬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곧바로 이적료 이야기에선 표정이 달라졌다. 뮐러는 "이제 사람들은 천문학적인 이적료에 무감각해졌다. 1억 5천만 유로? 말도 안 된다"라면서 이어 "그건 그냥 클럽 간의 숫자 놀음일 뿐이다. 그 돈이 진짜 어떤 의미인지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뮐러는 비르츠 영입을 위해 바이에른이 재계약을 거부하면서 다소 아쉽게 현역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는"선수의 가치를 단지 이적료로만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 그 돈이면 나무를 수도 없이 심을 수 있다"라고 특유의 유머를 통해 현 세태를 풍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