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공식발표] '결혼 10일 만에 비극' 故 조타 20번, 리버풀 최초 영구결번 확정..."20번째 우승 함께한 그의 이름 영원히 기억될 것"

OSEN

2025.07.03 18:39 2025.07.03 19:4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고성환 기자] 구단 역사상 최초 영구 결번이다. 리버풀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디오구 조타(29)의 등번호 20번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정했다.

리버풀은 4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리버풀 팬들은 '그는 우리를 승리로 이끌 거야'라고 노래했고, 조타는 그렇게 하곤 했다"라며 조타를 위한 헌사를 바쳤다.

조타는 포르투갈 국가대표 공격수다. 그는 파수스 드 페헤이라를 시작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포르투, 울버햄튼 등을 거쳤고, 2020년 리버풀에 입단했다. 이후 182경기 65골을 기록하며 두 개의 리그컵과 FA컵 우승,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조타는 지난 시즌 리버풀의 통산 20번째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태며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불과 한 달 전엔 포르투갈 대표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함께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타는 너무나 빠르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3일 스페인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눈을 감았다. 영국 'BBC'는 리버풀 구단과 스페인 현지 경찰 발표를 인용해 "조타가 스페인 자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동생과 함께 사망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사진]OSEN DB.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현지시간 3일 새벽 발생했다. 조타와 안드레가 타고 있던 람보르기니 차량이 다른 차량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타이어가 터지며 도로를 이탈했고, 이내 차량에 불이 붙었다. 차량은 전소됐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더욱 비극인 점은 조타가 불과 열흘 전 오래된 연인인 루트 카르도수와 결혼식을 올렸다는 것.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이제 막 새로운 가정을 꾸린 남편이 된 그에게 닥친 참담한 결말이었다.

우연에 우연이 겹친 비극이다. 조타는 포르투갈의 수도 포르투에서 아내와 결혼식을 올린 후, 지난 주말 스페인에서 열린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리버풀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지만, 변을 피하지 못한 것. 

차로 이동한 이유도 작은 우연이었다. 조타는 최근 폐에 문제가 생겨 경미한 수술을 받은 뒤, 의사의 조언에 따라 비행기 대신 차를 이용해 리버풀로 복귀하고 있었다. 그는 포르투에서 산탄데르까지 차로 이동한 뒤 배를 타고 잉글랜드 남부에 도착해 다시 차를 타고 리버풀로 가는 계획이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사진]OSEN DB.


리버풀은 팬들이 조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간이 빈소를 마련했다. 아울러 온라인으로도 조의를 남길 수 있는 창구를 만들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구단 역사상 첫 영구 결번도 확정됐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팀의 리그 20번째 우승에 힘을 보탠 조타의 등번호 20번을 다시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리버풀 구단은 "잔인하게도 조타의 축구 인생 마지막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과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그의 등번호 20번은 2024-2025시즌 리버풀의 20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기여한 그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영구 결번될 예정이다. 지난 4월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승리를 확정하며 팬들 앞에서 보여준 그의 세리머니와 슈팅은 그의 인생 마지막 골로 더욱 가슴 아픈 의미를 지닌다"라고 전했다.

또한 리버풀은 "조타는 꾸준히 골과 어시스트를 올리며 위르겐 클롭 감독과 후임 아르네 슬롯 감독에게 신뢰받는 선수로 남았다. 경기장 안에서는 2023년 4월 안필드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94분 극장골을 넣은 것처럼 침착한 판단력을 보여줬고, 경기장 밖에서도 존경받고 사랑받는 팀 동료였다"라며 "팬들의 응원가에서 항상 울려 퍼졌던 '그의 이름은 디오구'라는 구절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사진]OSEN DB.


조타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에 전 세계 축구계가 애도를 보내고 있다.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소셜 미디어에 "말이 안 된다. 우리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대표팀에 있었고, 너는 막 결혼한 참이었는데..."라며, "그의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디오구와 안드레, 영원히 그리울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리버풀 팬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BBC에 따르면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는 사고 당일 아침부터 조타를 추모하기 위한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힐스버러 참사 추모비 앞 잔디밭에는 리버풀 유니폼과 함께 꽃다발, 스카프, 메시지가 담긴 카드가 가득했다. 라이벌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과 에버튼 팬도 조타를 위한 스카프와 유니폼을 놓으며 애도를 표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역시 기자회견 도중 "디오구 조타에 대한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다. 모든 국민을 대신해 조타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축구 팬이든 아니든, 모두가 이번 소식에 비통함을 느낄 것"이라고 발언했다.

제자를 먼저 떠나보낸 슬롯 감독은 "뭐라고 말해야 할까? 충격과 고통이 너무 생생하다. 이런 때에 누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때가 되면 우리는 조타를 기념하고, 그의 골을 기억하고, 그의 응원가를 부를 거다. 당분간 우리는 그를 특별한 인간으로 기억하고 죽음을 애도할 거다. 그는 결코 잊혀지지 않을 거다. 그의 이름은 디오구다"라고 추모했다.

/[email protected]

[사진] 리버풀, 디오구 조타, 스카이 스포츠.


고성환([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