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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다음주 이란과 핵협상 재개 논의"…이란 "우라늄농축 계속"

중앙일보

2025.07.03 19:06 2025.07.0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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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다음 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이란과 고위급 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달 21일 미국이 이란 핵시설 3곳을 공격한 이후 양국 간의 첫 공식 회담이 된다.

3일(현지시간)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양국 간 핵 협상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 다음 주 오슬로에서 만날 예정이다. 단,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이 내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이란과 고위급 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지난달 21일 미국이 이란 핵시설 3곳을 공격한 이후 양국 간의 첫 공식 회담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은 당초 지난달 15일 오만에서 6차 핵 협상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지난달 12일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 등을 전격 공습하면서 예정됐던 6차 핵 협상은 불발됐다.

이번에 회담이 열리면 양측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보유분의 처리 문제, 이란에서 최근 공포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협력 잠정 중단에 관한 법률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미 재무부는 최소 수십억 달러(수조 원) 상당의 이란산 석유를 이라크산으로 속여 밀거래한 이라크인 살림 아흐메드 사이드 관련 업체와 이란산 석유를 운반한 선박 등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재무부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통제하는 금융기관 '알카드 알 하산'과 연결된 기업 한 곳 등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 "핵농축 지속할 것"

6차 핵 협상을 앞두고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자국 내 핵시설이 상당한 피해를 봤다면서도 핵농축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3일 NBC방송에 따르면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인터뷰에서 "농축에 대한 우리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제한하지 않는다면서 "이란은 영토 내에서 농축 활동을 할 전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 유일하게 우리가 준수해야 할 것은 (핵을) 군사화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모습. AP=연합뉴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미국을 겨냥해 추가적인 보복에 나설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우리를 겨냥한 공격 행위를 자행하지 않는 한 다시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협상 중 군사력을 쓰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핵심이다"고 했다.



이란, NPT 탈퇴 우려엔 선 그어

일각에서는 지난달 25일 이란 의회가 IAEA와의 협력을 중단하는 법안을 의결하자, 북한처럼 이란도 NPT 체제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법안은 이란의 핵시설과 평화적 핵활동에 대한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IAEA 사찰단의 이란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IAEA에 따르면 사찰단은 4일 이란에서 출국해 오스트리아 빈의 본부로 복귀했다. 이와 관련, 아락치 장관은 3일 "이란은 NPT와 안전조치협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NPT 탈퇴설에 일단 선을 그었다.

2025년 6월 28일, 이란 수도 테헤란 엔켈랍 광장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관을 만지는 사람들. AFP=연합뉴스
한편 이날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이 이란과 '12일 전쟁'을 벌이면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란을 공습하고 귀환하는 길에 남은 폭탄과 미사일로 가자지구를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대이란 작전 초기에 이스라엘군 전투기 조종사들이 쓰고 남은 폭탄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사용하자고 제안했고, 지휘관들이 이를 수락해 표적을 찾아줬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휴전을 압박하는 사이 이스라엘의 공격이 더 거세지면서 3일 하루에만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69명이 사망했다고 BBC은 전했다. 이번 주에만 사망자 수는 300여명, 부상자는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리더십 공백 상태인 가자지구에 하마스가 새 지도자를 선임했다고 3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새 지도자인 50대 중반의 이즈 알딘 알하다드는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테러 계획 수립에 깊게 관여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수도 테헤란 등의 공항을 열고 비행기 운항을 재개한다고 이날 전했다. 영공을 폐쇄한 지 20일 만이다. 이란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테헤란의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과 메흐라바드 국제공항 등이 매일 오전 5시~오후 6시 국내·국제선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



서유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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