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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걷다 산속으로…中 도로 한복판 백두산호랑이 출몰

중앙일보

2025.07.03 20:35 2025.07.0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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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성에 나타난 야생 백두산호랑이. 베이징바오 영상 캡처=연합뉴스
북한 접경 중국 지린성에서 야생 백두산호랑이가 도로 한복판을 가로질러 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4일 베이징바오와 홍성신문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께(현지시간) 지린성 331번 국도상에 다소 야윈 듯한 야생 백두산호랑이가 출몰했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호랑이가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다 다시 뒤돌아 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이후 도로에 인접한 산속으로 사라졌다.

호랑이 앞으로 오토바이가 한 대 지나갔으며, 마주 오는 차량의 운전자가 차를 세워두고 신기하다는 듯이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이 호랑이가 목격된 것은 처음이 아니며, 특히 지난봄 방목된 소 20여 마리가 호랑이의 공격으로 죽거나 다쳤다고 한다.

백두산호랑이 목격자는 홍성신문에 “체구가 작고 마른 호랑이였는데, 마을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그 호랑이 같다”라면서 “사냥 실력이 좋지 않아서 사람들이 사는 데까지 내려오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지역은 규모가 1만4100㎢에 달하는 시베리아 호랑이 및 표범 국립공원 경계로, 일대의 생태계가 복원되면서 야생 백두산호랑이 개체 수가 지난해 기준 50여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산림 당국은 “봄철과 여름철에 야생 호랑이가 자주 보일 수 있다”면서 “혹시라도 차를 타고 가다가 호랑이를 마주칠 경우 절대 내리지 말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차를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두산 호랑이, 아무르 호랑이라고도 불리는 시베리아호랑이는 2008년부터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서 멸종할 가능성이 높은 개체에 지정하는 ‘위기’ 등급으로 지정됐다.

현재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서식하는 야생 시베리아호랑이의 개체 수는 약 500~560마리로 추정된다.

최근 몇 년간 국제적인 보호 노력에 힘입어 개체 수가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속적인 보호가 필요한 개체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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