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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맨’ 김계환부터 부른다…순직해병특검, ‘VIP 격노설’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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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3 20:58 2025.07.0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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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사진 왼쪽)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지난해 5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채상병 사건 수사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박 대령 측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로 대통령실·국방부의 수사 외압이 시작됐다고 주장하지만 김 전 사령관은 “(VIP가 격노했다는 말을 박 전 단장에게 전달한) 그런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뉴스1
순직해병 수사방해 의혹 등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특검) 수사팀이 오는 7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현판식을 한 지난 2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대령)을 조사한 데 이어 특검 수사팀의 두 번째 소환조사다.

정민영 순직해병 특별검사보는 4일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7일 오전 10시 30분 김 전 사령관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당사자와도 연락이 돼 출석하는 것으로 논의됐다”라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사령관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나 대통령실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가 주된 조사 내용이 될 것”이라며 “임성근 전 1사단장의 허위보고 관련 내용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 해병 사망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대령이 임 전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는데, 이를 보류하고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이 개입했단 내용이다.

김 전 사령관은 특히 2023년 7월 31일 박 대령에게 “브이아이피(VIP)가 격노했다”고 말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VIP 격노설이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경찰에 피의자로 넘기겠다는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화를 냈다는 의혹이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 재수사를 거쳐 임 전 사단장은 피의자에서 제외됐다. 박 대령 측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로 대통령실·국방부의 수사 외압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김 전 사령관은 “(VIP가 격노했다는 말을 박 전 단장에게 전달한) 그런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견지해왔다.

김 전 사령관은 허위보고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임 전 사단장이 채 해병 사망 이후 김 전 사령관에게 사고 원인을 강둑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잘못 보고했단 의혹이다.

순직해병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 조사를 기점으로 ‘VIP 격노설’에 연루된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특검 수사팀은 수사 외압 등에 대한 의혹이 촉발된 계기가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회의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 특검보는 이날 “당초 채 상병 사망 조사결과에서 임성근이 혐의자로 특정돼 있다가 이 회의 이후 혐의자 명단에서 빠지게 됐다”며 “이 회의와 관련해서 정황을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관계자들을 다음 주부터 부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심석용([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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