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일본 내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욱일기 디자인' 사과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일본 '게키 사카'는 3일(이하 한국시간) "뉴캐슬이 클럽 공식 소셜 미디어 게시글을 삭제하며 서드 유니폼을 둘러싼 '욱일기 문제'를 사과했다. 한국 지식인이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며 항의하기도 했다"라고 보도했다.
뉴캐슬은 최근 아디다스와 공개한 유니폼 홍보 영상에서 일본 제국주의 시절 사용했던 욱일기가 등장해 논란에 휩싸였다. 2025-2026시즌 서드 유니폼을 소개하는 영상 속에 일본인으로 보이는 한 팬이 'NUFC JAPAN'이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흔들었는데 디자인이 흑백 방사형 문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는 전형적인 욱일기 디자인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한 군기다. 일본 내에서는 단순한 전통 문양이라는 의견도 있으며 나치의 하켄크로이츠 문양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있지만,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본의 침략을 직접 경험한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비판이 커지자 뉴캐슬은 공식 사과했다. 뉴캐슬 구단은 "새 시즌 서드 유니폼을 소개하는 영상에 의도치 않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죄송하다"라며 "팬들이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해당 장면을 삭제했다"라고 알렸다.
[사진]OSEN DB.
뉴캐슬의 욱일기 논란은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영국 'BBC'는 "뉴캐슬 팬이자 가수인 샘 펜더가 출연한 영상에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클럽 색상의 깃발이 등장했다"라며 "뉴캐슬은 모든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수정본으로 교체했다"라고 전했다.
'더 선'도 "뉴캐슬이 일본천황군대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유니폼 홍보에 사용했다. 일본에게 아픈 역사를 가진 한국, 중국, 싱가포르, 러시아 등에서 금지하는 깃발이다. 더구나 뉴캐슬은 프리시즌 싱가포르와 한국에서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일본도 소식을 접했다. 게키 사카는 "뉴캐슬은 새로운 서드 유니폼에 대한 호응은 특별했지만, 의도치 않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장면이 포함됐다며 죄송하다고 사죄했다"라고 적었다. '풋볼 채널' 역시 "한국에서는 뉴캐슬이 프리시즌 한국을 방문할 예정임에도 무지한 행동을 저질렀다며 문제삼고 있다. 다시 게시된 영상에선 욱일기와 비슷한 디자인 부분이 삭제됐다"라고 알렸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의 발언도 언급됐다. 게키 사카는 "한국 대학교수이자 반일운동가인 서경덕 씨는 인스타그램에 '편집 전 영상에는 2명의 팬이 욱일기를 닮은 디자인의 깃발을 내걸고 웃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어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됐다'라고 적었다. 뉴캐슬은 이달 말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로 한국과 싱가포르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더욱 비난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뉴캐슬은 오는 7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팀 K리그와 맞붙고,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과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미 티켓은 선예매분까지 모두 매진된 상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범기 사용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삭제 및 사과 등 후속조치가 신속히 이뤄진 만큼 쿠팡플레이 시리즈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뉴캐슬은 한국 선수 영입도 추진 중이기에 더욱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뉴캐슬은 2007년생 윙어 박승수(18, 수원삼성)와 계약이 임박했다. 이적 절차를 빠르게 마무리하려 노력하는 와중에 욱일기 논란이 발생한 것.
하지만 일본 네티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방사상의 모든 물건은 욱일기로 보여버려서 정말 귀찮다. 뉴캐슬과 욱일기는 관련도 없고, 의도적으로 만든 것도 아니다", "2011년에 갑자기 시작된 욱일기 알레르기인 것 같다", "아름다운 디자인일 뿐이다. 전쟁과는 관계가 없다. 제멋대로 규칙에 어울려선 안 된다" 등의 비판 댓글을 남겼다.
더욱 극렬한 반응도 있었다. 한 팬은 "뉴캐슬도 문제다. 불필요한 배려를 할 정도면 두 번 다시 일본 투어는 필요없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다른 팬은 "일본 정부 차원에서 빠르게 항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일본의 침략과 한국 식민화 자체를 부정하는 충격적인 발언도 눈에 띄었다. "과거 한국의 대통령도 일본 제국 중위였다. 보통 식민지인이 장교가 될 수 없다. 당시 조선은 식민지가 아니라 병합된 일본의 일부였다"라는 내용의 글이 1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베스트 댓글에 올라 있다. 적반하장으로 역사 왜곡까지 시도하고 있는 일본 내 일부 여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