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믿기 힘든 비극이 축구계를 덮쳤다. 리버풀 소속 공격수 디오구 조타(27)가 스페인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차량 전복 사고로 동생 안드레와 함께 목숨을 잃었다. 조타는 불과 2주 전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BBC는 3일(이하 한국시간) 리버풀 구단과 스페인 경찰 발표를 인용해 “조타 형제가 A-52 고속도로 자모라 지역 인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조타와 동생 안드레가 탑승한 람보르기니 차량이 추월 도중 타이어가 터지며 도로를 이탈했고 곧이어 차량에 불이 붙어 전소됐다고 설명했다. 형제는 현장에서 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안타까운 건 이 사고가 조타가 장기 연인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인 루트 카르도수와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마친 지 불과 보름도 되지 않은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가정을 꾸리고 새 출발을 준비하던 조타에게 닥친 비극은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리버풀은 곧바로 공식 성명을 통해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큰 충격과 슬픔을 느끼고 있다”며 “구단은 그의 가족과 가까운 이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단은 조타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축구계는 깊은 애도에 빠졌다.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믿기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함께 뛰었고, 이제 막 결혼한 네가…”라며 “가족들과 아이들, 그리고 루트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조타와 안드레를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날 오전부터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힐스버러 참사 추모비 앞 잔디밭에는 리버풀 유니폼과 꽃다발, 손편지, 스카프 등이 놓였고, 심지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버튼 팬들까지 고인의 죽음을 함께 애도했다. ‘RIP Diogo, YNWA’라는 문구가 적힌 스카프와 ‘조타를 위한 유니폼’은 라이벌을 넘어선 연대의 상징이 됐다.
리버풀의 전설들도 애도를 표했다. 제이미 캐러거는 “아침에 접한 이 뉴스는 참담함 그 자체였다. 그의 가족과 아이들, 루트 모두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고 했으며, 스티븐 제라드는 “믿을 수 없는 슬픔이다. 디오구 조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글로 조타를 추모했다.
조타는 포르투갈 FC 파수스 드 페헤이라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한 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포르투, 울버햄튼을 거쳐 2020년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리버풀에서는 182경기에 출전해 65골을 기록했고, 리그컵과 FA컵을 포함한 주요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포르투갈 대표로는 49경기 14골을 올리며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에도 기여했다.
함께 뛴 동료 다윈 누녜스는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던 너,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고의 파트너였던 너를 절대 잊지 않겠다”며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하늘에서 가족을 지켜줄 거라 믿는다”고 적었다.
사고는 조타가 친구 결혼식 참석을 마치고 리버풀 프리시즌 훈련에 복귀하던 길에 벌어졌다. 당초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으나 최근 폐 수술 이후 의사의 조언에 따라 비행 대신 육로 이동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포르투에서 산탄데르까지 차로 이동한 후 페리를 통해 영국으로 넘어와 리버풀로 향하던 중이었다.
모든 것이 우연히 겹친 비극이었다. 오랜 연인과의 결혼, 자녀들과의 새로운 시작, 훈련 복귀를 앞둔 시점. 축구 팬들이 사랑했던 선수가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에 세상을 떠났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