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의 10년 동행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또 한 번 제기됐다. 유럽 무대에서의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할 시점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강력한 대안을 내밀었고 이적시장 조기 개장으로 인해 손흥민의 결정을 앞당길 가능성도 높아졌다.
풋볼 인사이더는 3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토트넘과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에 신뢰도가 실리고 있다. 사우디 측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이 그의 미래를 뒤흔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0시즌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부터는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었고,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구단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토트넘 역사상 손에 꼽히는 아시아 출신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찬란한 우승 이면에는 부진이라는 그림자가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30경기 출전 7골 9도움. 기록은 평범했고, 경기력은 잦은 부상과 함께 전성기 시절의 날카로움을 잃어갔다. 이러한 흐름은 일부 팬과 현지 언론으로부터 방출을 요구하는 여론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여름 이적시장이 본격화되며 손흥민을 향한 사우디 프로리그의 접근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토크스포츠는 “알 아흘리, 알 나스르, 알 카디시야 등 최소 세 구단이 손흥민 영입에 강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최대 4000만 유로(630억 원)를 지불할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이적 여부는 토트넘 새 사령탑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의 면담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풋볼 런던은 “토트넘은 손흥민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구단의 방출 결정이 아닌, 선수 본인의 뜻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며 “손흥민은 프리시즌이 시작되는 이번 주 중 프랭크 감독과 직접 만나 거취를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 축구협회가 당초 7월 20일로 예정됐던 자국 이적시장 개장일을 7월 3일로 앞당기면서, 손흥민을 향한 공식 제안이 조기 도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풋볼 인사이더’는 “사우디 측의 접근 속도가 빨라지면서 손흥민이 프랭크 감독과 대화하기 전부터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적시장의 변수로 떠오른 일정 변화는 손흥민의 판단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손흥민은 사우디 구단들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던 이력이 있다. 유럽 무대에서 경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선수 커리어의 황혼기에 접어든 현재, 엄청난 액수의 계약 조건이 제시된다면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 에버튼 CEO 키스 와이니스는 “손흥민에게 지금이 토트넘을 떠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일 수 있다”며 “그는 5000만 파운드(930억 원)에 사우디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의 상징이자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유럽 대항전 우승이라는 개인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현재 손흥민이 더 이상 증명해야 할 것이 남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결국 핵심은 두 가지다. 프랭크 감독이 손흥민을 새로운 구상에서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어떤 조건과 시점으로 공식 제안을 내놓을지다. 손흥민의 여름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