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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삼부토건 전 대표 소환…주가조작에 김 여사 연루 의혹

중앙일보

2025.07.04 01:05 2025.07.04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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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한 가운데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4일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월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삼부토건 전·현직 대표 중 한 명이다. 특검팀은 수사 개시 하루 만에 삼부토건 본사 등을 전격 압수수색한 데 이어 주요 피의자를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거인멸도 수사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은 어제 삼부토건 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밤 11시경 완료했고, 오늘은 관련 회사 대표를 소환해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날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와 중구에 있는 옛 삼부토건 사무실, 삼부토건 최대주주였던 디와이디 사무실 등 회사 6곳과 관련 피의자 주거지 7곳 등 총 13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각종 문서와 회사 서버 등을 확보했다.


오 특검보는 “앞으로 압수물 분석과 함께 관련자 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병행해 진행할 예정이다”며 “금융정보분석원 자료 요청, 계좌추적 영장, 소환조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부토건 사무실의 이전과 관련해 증거인멸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고 했다. 삼부토건 본사는 당초 서울 중구에 있었으나 지난달 종로구로 이사했다.


이날 소환된 이 전 대표는 전날 이뤄진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된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5명 중 한 명이다. 전날 영장에는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 주가조작 의혹 당시 공동 대표였던 이 전 대표 등의 이름이 적시됐다고 한다. 삼부토건·디와이디·웰바이오텍 등 3개 법인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경민 기자


‘우크라 테마주’…김건희 연루 의혹

특검팀은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해외 기업들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며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웠고, 이를 통해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의심 중이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22일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국제콘퍼런스에 참여하며 ‘우크라이나 테마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이즈음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하고(2023년 5월 16일),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MOU를 발표(2023년 5월 23일)했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7월 15일 우크라이나에 전격 방문했는데, 이로부터 이틀 후 삼부토건의 주식은 55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해 5월 삼부토건의 주식은 주당 1000원대에 불과했다. 두 달여 만에 5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이 인위적인 주가 부양을 통해 수백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결론 냈지만 김건희 여사의 개입 여부는 규명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돈의 흐름을 좇으며 김 여사의 연루 여부 규명에 수사력을 모을 전망이다. 김 여사를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기소하려면 그가 사건의 단순한 등장인물인지, 주가조작 설계를 공모하고 도왔는지 살펴야 한다.

김건희 여사. 연합뉴스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삼부토건과 김 여사 사이 연결고리를 했는지도 규명이 필요하다. 이종호 전 대표는 2023년 5월 14일 ‘멋쟁해병’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글을 올렸다. 이를 두고 이종호 전 대표가 삼부토건의 주가상승을 사전에 알았을 것이란 의혹이 나왔다.


오 특검보는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소환조사에 대해 “연락이 되거나 협의되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수사 진행 정도와 여러 상황, 사실 관계와 법리 검토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소환할 것"이라고 했다.



양수민.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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