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 알 나스르)가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 디오구 조타(29, 리버풀)의 가슴 아픈 사망 사고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호날두는 3일(이하 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조타의 사진을 게시하며 "말도 안 된다. 우리는 방금 전까지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있었고, 너는 이제 막 결혼했다"라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그는 "조타의 가족과 아내, 자녀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세상의 모든 응원을 주고 싶다. 나는 네가 항상 그들과 함께할 거라는 사실을 안다. 편히 쉬어라(R.I.P) 조타와 안드레 실바(함께 사망한 조타 동생). 우리는 모두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날두와 조타는 오랫동안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둘은 조타가 2019년 A매치에 데뷔한 이래로 꾸준히 호흡을 맞춰 왔다. 월드컵에서 함께 골을 합작하는 등 서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포르투갈의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달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도 이뤘다. 호날두는 스페인과 결승전에서 선발 출전해 귀중한 동점골을 터트렸고, 조타도 교체 출전으로 15분간 뛰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 경기가 조타의 마지막이 됐다. 그는 불의의 사고로 눈을 감으며 A매치 통산 기록 49경기 14골에 멈춰서게 됐다.
[사진]OSEN DB.
조타는 프리미어리그 수준급 공격수였다. 그는 파수스 드 페헤이라를 시작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포르투, 울버햄튼 등을 거쳤고, 2020년 리버풀에 입단했다. 이후 182경기 65골을 기록하며 두 개의 리그컵과 FA컵 우승,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조타는 지난 시즌 리버풀의 통산 20번째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태며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불과 한 달 전엔 포르투갈 대표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함께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타는 너무나 빠르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3일 스페인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눈을 감았다. 영국 'BBC'는 리버풀 구단과 스페인 현지 경찰 발표를 인용해 "조타가 스페인 자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동생과 함께 사망했다"라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현지시각으로 3일 새벽 발생했다. 조타와 안드레가 타고 있던 람보르기니 차량이 다른 차량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타이어가 터지며 도로를 이탈했고, 이내 차량에 불이 붙었다. 차량은 전소됐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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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의 이번 사망이 더욱 안타까운 점은 그가 불과 열흘 전 오래된 연인인 루트 카르도수와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이제 막 새로운 가정을 꾸린 남편이 된 그에게 닥친 참담한 결말이다.
조타는 최근 포르투갈의 수도 포르투에서 아내와 결혼식을 올린 후, 지난 주말 스페인에서 열린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그리고 리버풀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지만, 변을 피하지 못한 것.
차로 이동한 이유도 작은 우연이었다. 조타는 최근 폐에 문제가 생겨 경미한 수술을 받은 뒤, 의사의 조언에 따라 비행기 대신 차를 이용해 리버풀로 복귀하고 있었다. 그는 포르투에서 산탄데르까지 차로 이동한 뒤 배를 타고 잉글랜드 남부에 도착해 다시 차를 타고 리버풀로 가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시 리버풀로 돌아오지 못한 조타. 리버풀 구단은 팬들이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간이 빈소를 마련했다. 아울러 온라인으로도 조의를 남길 수 있는 창구를 만들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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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역사상 첫 영구 결번도 확정됐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팀의 리그 20번째 우승에 힘을 보탠 조타의 등번호 20번을 다시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1892년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리버풀 구단은 "잔인하게도 조타의 축구 인생 마지막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과 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그의 등번호 20번은 2024-2025시즌 리버풀의 20번째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기여한 그의 공헌을 기리기 위해 영구 결번될 예정이다. 지난 4월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승리를 확정하며 팬들 앞에서 보여준 그의 세리머니와 슈팅은 그의 인생 마지막 골로 더욱 가슴 아픈 의미를 지닌다"라고 전했다.
또한 리버풀은 "조타는 꾸준히 골과 어시스트를 올리며 위르겐 클롭 감독과 후임 아르네 슬롯 감독에게 신뢰받는 선수로 남았다. 경기장 안에서는 2023년 4월 안필드에서 토트넘을 상대로 94분 극장골을 넣은 것처럼 침착한 판단력을 보여줬고, 경기장 밖에서도 존경받고 사랑받는 팀 동료였다"라며 "팬들의 응원가에서 항상 울려 퍼졌던 '그의 이름은 디오구'라는 구절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자를 먼저 떠나보낸 슬롯 감독도 "뭐라고 말해야 할까? 충격과 고통이 너무 생생하다. 이런 때에 누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라며 "때가 되면 우리는 조타를 기념하고, 그의 골을 기억하고, 그의 응원가를 부를 거다. 당분간 우리는 그를 특별한 인간으로 기억하고 죽음을 애도할 거다. 그는 결코 잊혀지지 않을 거다. 그의 이름은 디오구다"라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