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성남종합운동장, 고성환 기자] 홍명보호 주장이 된 조현우(34, 울산 HD)가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4일 오후 성남종합운동장에서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비 소집 훈련을 소화했다.
이제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중국과 동아시안컵 개막전을 치른다. 이어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격돌한다. 3경기 성적에 따라 그대로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내년 여름으로 다가온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소화하는 홍명보호의 첫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한국은 지난달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하며 11회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국내파 선수들로서는 월드컵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동아시아컵은 FIFA가 주관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유럽파 차출은 불가능하며 중동 리거들도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은 K리거 23명(1부 22명, 2부 1명), 일본 J리거 3명으로 26인 최종 명단을 꾸렸다.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선수만 9명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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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조현우는 "어제 처음 본 선수들도 많고, 처음 소집된 선수들도 많다. 일단 모두 다 환영하고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분위기가 굉장히 좋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자신 있게 플레이한다면 좋은 경기 할 거라고 믿는다. 많은 관심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또한 동아시안컵 최우수 골키퍼 경험도 있는 그는 "굉장히 중요한 대회라고 생각한다. 또 어느 선수한테는 좋은 기회다.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 나도 동아시안컵을 두 번 경험했지만, 힘든 대회다. 선수들이 얼마나 자신 있게 경기하는지, 감독님이 원하는 플랜에 빨리 적응하는지가 중요할 것 같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조현우는 손흥민을 대신해 이번 대회 주장 완장을 찬다. 부주장은 박진섭(전북)이다. 홍명보 감독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미팅 끝에 조현우에게 주장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A매치 42경기에 출전한 고참인 그는 "베테랑으로서 책임감 있게 선수들을 잘 이끌면서 좋은 성적으로 잘 마무리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조현우는 최근 울산 소속으로 K리그를 대표해 2025 FIFA 클럽 월드컵에 다녀왔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을 1년 빠르게 경험하고 온 셈. 비록 울산은 조별리그 3전 전패를 기록하며 탈락했지만, 조현우의 선방만큼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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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겪고 온 조현우는 "날씨가 생각보다 많이 더웠다. 낙뢰로 경기가 지연되는 변수도 있었다. 처음 경험하는 거였는데 많이 힘들었다"라며 "대표팀 선수들도 내년 월드컵을 준비할 때 그런 변수를 미리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잔디는 굉장히 좋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분명히 좋은 경기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보다 많이 더웠다. 낮 경기여서 더 힘들었다. 야간 경기면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 만약 내가 또 미국에서 낮 경기를 치른다면 나는 좀 적응이 됐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강한 상대를 경험하면서 성장하기도 했다. 분명히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은 낙뢰로 인해 경기가 1시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조현우는 "경기 직전에 라커룸으로 대피하라고 했다. 처음엔 30분 대기하라고 했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조금 잠이 오는 선수도 있었다. 그런데 30분을 더 기다렸다. 여유 있게 스트레칭이나 사이클이 필요할 것 같다"라며 "K리그 선수들은 시즌 중간에 월드컵을 치르지만, 유럽파 선수들은 시즌이 끝난 상태다. 부상이나 몸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포커스를 맞춰서 잘 준비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조현우는 직접 절감한 세계와 격차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남미 선수들이 확실히 더 잘 뛴다. 아프리카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보다 속도감이 굉장히 빨랐다. 안주하면 안 되고 더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 세계의 벽을 느꼈다"라면서도 "그래도 한국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할 수 있다는 점도 느꼈다. 또 골키퍼가 많은 선방을 한다면 분명 좋은 성적이 따라올 거라고 믿는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