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리버풀이 영원한 작별을 알렸다.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디오구 조타의 등번호 20번이 구단 역사상 최초로 영구 결번된다.
영국 'BBC'는 3일(한국시간) "조타가 3일 새벽 스페인 사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도 함께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 조사에 따르면 조타가 몰던 람보르기니 차량은 앞 차량을 추월하는 도중 타이어가 파열되며 도로를 이탈했고, 이후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 조타와 동승자였던 안드레는 차량이 완전히 불타기 전 빠져나오지 못했다.
더 안타까운 건, 이 사고가 새로 꾸린 가정을 향한 귀환길에서 벌어졌다는 점이다. 조타는 불과 열흘 전, 오랜 연인 루트 카르도수와 포르투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참이었다. 이후 스페인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한 그는, 리버풀 복귀를 위해 항공편 대신 차량과 선박을 이용하는 여정을 택했다. 이는 최근 폐 수술 후 비행기 탑승을 피하라는 의사의 권고 때문이었다. 그 길 위에서 조타는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리버풀 구단은 공식 성명을 통해 "조타는 팬들이 노래하던 대로 우리에게 승리를 안겨준 선수였다. 그의 마지막 시즌은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UEFA 네이션스리그 트로피로 화려하게 마무리됐다"라며 "2024-2025시즌 팀의 20번째 리그 우승을 함께한 그의 상징성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등번호 20번을 영구 결번 처리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조타는 2020년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떠나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 182경기에서 65골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FA컵, 리그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지난 4월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터뜨린 득점은 그의 생전 마지막 골로 남았다. 당시 그는 경기 종료 직전, 안필드를 가득 메운 팬들 앞에서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쳤고, 그 장면은 이제 영원히 기억될 상징이 됐다.
구단은 팬들이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안필드에 추모 공간을 마련했으며, 온라인에서도 조의를 표할 수 있는 페이지를 열었다. 힐스버러 참사 추모비 앞에는 조타의 유니폼과 꽃다발, 편지, 스카프가 놓였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에버튼 팬들까지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조타의 비보를 전한 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충격이다. 조타는 단순한 선수가 아니었다. 그는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존재였고, 그의 죽음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이라며 "때가 되면 우리는 그의 골을, 그의 이름을, 그의 노래를 다시 부르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그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불과 며칠 전까지 함께 있었고, 막 결혼한 참이었는데... 믿을 수 없다"라며 "그의 아내와 아이들,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 디오구와 안드레, 영원히 그리울 것”이라는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리버풀은 하나의 전설을 잃었다. 그러나 조타의 이름은 그가 남긴 골과 함께, 등번호 20번과 함께, 그리고 팬들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