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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정부, 헤즈볼라 무장해제 논의…보상 방안도"

연합뉴스

2025.07.0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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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권교체, 후원자 이란 피습으로 '변화' 모색
"레바논 정부, 헤즈볼라 무장해제 논의…보상 방안도"
시리아 정권교체, 후원자 이란 피습으로 '변화' 모색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레바논 정부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친헤즈볼라 매체 알아크바르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바논 당국자는 이 매체에 차분하고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헤즈볼라와 대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헤즈볼라가 주도적으로 무기를 국가에 넘기도록 해야 한다"며 "무기 이양 절차와 일정을 논의하기에 앞서 헤즈볼라 지지자들을 안심시키고 헤즈볼라 간부에게 안보적 보장을, 지도자들에게 정치적 보장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미국 고위 관리와 리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주미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등을 만나 헤즈볼라 무장해제 추진에 대한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이 '새로운 시리아는 이스라엘과 협력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다'고 언급하는 등 시리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 무장해제에 늑장 대처한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레바논 소식통을 인용,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전쟁한 이후 전략적인 검토에 착수했다"며 "무장단체로서 역할을 줄이는 방안과 완전한 무장해제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군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사일, 무인기(드론) 등 이스라엘이 자국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여기는 일부 무기를 포기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전차미사일과 개인화기 등 최소한의 방어수단은 보유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매체 알아라비야도 "헤즈볼라는 내년 10월까지 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이스라엘이 점령지 5곳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을 위시한 '저항의 축' 무장세력의 핵심역할을 했던 헤즈볼라의 이같은 변화는 작년 11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휴전한 뒤 안팎에서 가해지는 압박 강도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서 병력을 물리기로 한 휴전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며 군사시설 공습을 계속하고 있으며, 레바논 남부 '전략적 거점' 5곳에 지상군을 주둔하고 있다.
헤즈볼라에게 지원받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작년 12월 반군에 축출됐고, 이를 대체한 시리아 과도정부의 친서방 정책도 이 조직엔 불리한 환경이다. 이란이 시리아를 통해 헤즈볼라에 무기를 공급하던 보급로가 사실상 차단된 상태에서 후원자 이란마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거센 폭격에 큰 타격을 입었다.
또 올해 1월 새로 선출된 친서방 성향의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협조하는 등 레바논 정가에서 헤즈볼라의 영향력이 줄었다.
지난달 24일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을 계기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스라엘 주변국인 시리아, 레바논의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추진하면서 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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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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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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