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무기 밀매 복서' 송환 앞두고 美 이민정책 비판
멕시코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사실 몰랐다…카르텔 연관성은 불확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붙잡혀 추방될 예정인 멕시코 출신 세계복싱평의회(WBC) 전 미들급 챔피언 훌리오 세사르 차베스 주니어(39)의 송환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자 정책을 재차 비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차베스 주니어는 생활을 대부분 미국에서 했기 때문에 우리 당국에서 체포하지 못했다"며 "미국에서 추방되면 멕시코에서 형사 절차를 진행해 형을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미 국토안보부는 무기 밀매 등 혐의로 멕시코 법원에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차베스 주니어의 신병 확보 사실을 공개하면서 "(차베스 주니어는) 세계 최악의 마약 밀매 범죄 집단으로 꼽히는 시날로아 카르텔과 연관된 인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차베스 주니어는 미국 시민권자와의 혼인을 근거로 지난해 4월 2일 영주권을 신청했는데, 해당 배우자는 시날로아 카르텔 우두머리였던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의 아들(사망)과 관련된 인물이라고 미 국토안보부는 덧붙였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는 차베스 주니어의 부인이 프리다 무뇨스(37)이며, 그의 전 남편인 에드가 구스만 로페스(1986∼2008)는 암살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세인바움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차베스 주니어에 대한 사건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그에게 체포 영장이 발부돼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확인했다"면서 "제가 받은 정보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차베스 주니어가 시날로아 카르텔과의 관련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불확실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민자들을 "범죄자처럼 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양국 정부 협력으로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으려다 적발되는 이들의 숫자는 급감했다"며 "미국에 거주하는 이민자 중 다수가 멕시코 출신인데, 이들은 수년간 미국에서 일하며 멕시코로 송금해 경제에 도움을 주고 있는 한편 미국에서의 소비 활동으로 (미국) 경제에 더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 정부는 관세 협상에 더불어 미국 내 멕시코 주민들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막기 위한 노력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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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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