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서 유전부국 기대부푼 수리남, 첫 여성 대통령 탄생 예고
시몬스 국민민주당 대표, 의회간선제서 단독 입후보해 당선 예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인구 60만명의 남미 수리남이 1975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이후 첫 여성 대통령 탄생을 눈앞에 뒀다.
수리남 국회는 '대통령 및 부통령의 후보 등록 및 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절차를 거쳐 대통령 후보로 예니퍼 헤이링스 시몬스(71) 국민민주당(NDP) 대표를 단독 공고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수리남은 의회 간선제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국회의원 51명 중 3분의 2(34명) 이상의 선택을 받으면 대통령직에 오른다.
대통령 선출을 위한 의원 투표는 6일 진행될 예정이라고 수리남 국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표했다.
좌파 성향의 국민민주당은 지난 5월 선거(선거구별 비례대표제)에서 18석을 차지해 5년 전 중도좌파 성향 진보개혁당(VHP)에 내줬던 원내 1당 지위를 되찾았다. 이어 국회에 진출한 다른 5개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을 통해 34석을 확보했다.
17석에 그친 진보개혁당은 대통령 후보를 내지 않았고, 찬드리카퍼사드 산토키(66) 대통령도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는 대통령실 발표에 따라 헤이링스 시몬스 대표는 5년 임기의 차기 대통령 당선을 예약했다.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수리남은 1975년 네덜란드로부터 독립한 이후 수리남에 여성 대통령이 나오게 된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헤이링스 시몬스 대표는 데시 바우테르서(1945∼2024)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국민민주당을 이끈 국회의장 출신 정치인이다.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은 1980년 수리남 군사 쿠데타에 가담해 정부를 무너뜨린 후 군을 장악해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수리남을 통치했다. 1992년 전역 후엔 사업가와 정치인으로 변신했고, 2010년 의회 간접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취임한 후 2020년까지 장기 집권했다.
바우테르서는 군부독재 시절에 정부 반대파 15명을 살해하는 데 직접 관여한 죄로 2023년에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았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도피 생활을 해 경찰 체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면적 기준 남한(10만210㎢)보다 1.6배 큰 국토(16만3천㎢·90%가량은 열대우림)에 60만명이 살고 있는 수리남은 남미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였으나, 수년 전에 유전이 발견되면서 '국운 역전'을 노리고 있다.
AFP통신 보도를 보면 수리남은 최근 몇 년 동안 정치적 동맹이자 무역 파트너로 중국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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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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