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프리미어리그에서 충격적인 성범죄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아스날과 계약이 만료된 토마스 파티(32)가 강간 혐의로 기소됐다. 심지어 피해자는 3명에 달한다.
'디 애슬레틱'은 5일(한구기간) "파티의 강간 혐의 기소는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 아스날은 왜 비판받고 있을까? 전 아스날 미드필더 파티는 3년간의 경찰 수사 끝에 여러 건의 강간 혐의로 기소됐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파티는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세 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한 5건의 강간과 1건의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 영국 왕립검찰청(CPS)는 공식 성명을 통해 "세 명의 여성이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첫 번째 피해자에 대해 두 건, 두 번째 피해자에 대해 세 건의 강간 혐의, 세 번째 피해자에 대해 성폭행 혐의가 적용됐다"라고 밝혔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파티는 2022년 2월부터 해당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같은 해 7월 처음으로 체포됐고, 이후 조사와 보석 연장을 반복했다. 그리고 3년이 흐른 끝에 CPS가 기소를 확정한 것.
파티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의 변호사인 제니 윌트셔는 "파티는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경찰과 CPS 수사에 전적으로 협조해왔다. 이제 그는 마침내 누명을 벗을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므로 더 이상 언급할 순 없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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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국가대표 미드필더 파티는 지난 2020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나 아스날에 합류했다. 당시 이적료는 4500만 파운드(약 837억 원)에 달했다. 아스날은 그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하며 구단 역사상 4번째로 높은 이적료 기록을 세웠다.
파티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는 첫 시즌부터 단단한 수비력과 패스 능력을 자랑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강력한 피지컬과 달리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유리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출전하면 충분히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지만, 필요할 때 자리를 비우면서 존재감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은 달랐다. 건강을 회복한 파티는 공식전 52경기에 출전하며 아스날 중원을 책임졌다. 그와 작별을 생각하던 아스날도 마음을 바꿔 재계약을 추진했다.
하지만 파티는 지난달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신분이 됐다. 당초 아스날이 계약 연장을 제안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그대로 팀을 떠나게 된 것. 이는 수사가 기소로 전환되기 직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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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아스날도 책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아스날은 파티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2022년부터 모든 내용을 알고 있었다. 익명의 구단 관계자는 모든 법률 자문과 안전 조치를 따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스날 성폭력 반대 서포터즈(ASASV) 캠페인 단체는 선수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도 정기적으로 시위를 벌여왔다"라고 짚었다.
ASASV는 파티처럼 심각한 혐의가 제기되면 해당 선수의 자격이 정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체다. 이들은 파티의 기소 사실이 드러나자 성명을 발표하며 구단 입장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고 부끄럽다"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형사 범죄 혐의로 수사 중인 모든 선수의 자격 정지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법률 전문가 디노 노치벨리 역시 '텔레그래프'를 통해 아스날의 행보를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피고인이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 생활을 이어간 건 명백한 잘못이다. 강간 및 성폭행이라는 중대한 혐의에 있어서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 그는 구단과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혐의를 조사하는 동안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아야 했다. 조사가 끝날 때까지 복귀해선 안 됐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특히 아스날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파티와 재계약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아스날 측은 "선수 계약은 6월 30일에 종료됐다.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절차로 인해 구단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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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아스날과 동행을 통산 167경기로 마무리하게 된 파티. 그는 다음 달 처음으로 법정에 출두한다. 법원 판결에 따라 파티가 용서받을 수 없는 성범죄자일지 혹은 무고한 피해자일지 결정될 전망이다.
재판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파티의 향후 커리어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기로다. 디 애슬레틱은 "파티는 8월 5일 웨스트민스터 치안 법원에 출두하여 혐의에 답변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의 사건은 내년이 돼서야 재판에 회부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FA 신분이 된 파티는 여전히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 그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안하고 싶은 팀도 있겠지만, 그가 심각한 혐의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비슷한 사례도 있었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었던 벵자멩 맨디는 2021년 강간 혐의로 기소되자 즉각 출전이 금지됐다. 그는 3년 가까이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맨시티와 계약이 만료됐고, 후 무죄 판결을 받은 뒤에도 팀을 떠나야 했다.
반대로 선덜랜드의 아담 존슨은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후에도 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다 유죄를 인정한 뒤 계약이 해지됐고, 결국 6년형을 선고받았다. 2021년 아동 성범죄 혐의로 체포된 한 익명의 선수는 클럽으로부터 즉시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고, 21개월 뒤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복귀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