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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빕신 외면 불운? 과신과 안일함이 만든 비극, 3연투 최준용 왜 방치했을까…승리 확률 93.3% 뒤집힌 참사

OSEN

2025.07.04 18:10 2025.07.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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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안일함과 과신이 만든 비극이었다. 불운이 잇따랐고 144경기 중 하나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 최악의 경기였고 전반기 막판까지 악전고투 끝에 지켜온 순위도 뺏길 위기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4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7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는 3위 수성의 중요한 길목에서 8회에만 5실점 하는 참사였다. 

롯데는 이날 KIA 선발로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상대했다. 네일은 지난 6월 22일 인천 SSG전 이후 12일 만의 등판이었고 힘이 넘쳤다.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는 네일의 스위퍼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대신 롯데 선발 나균안도 네일에 밀리지 않고 KIA 타선을 틀어 막았다. 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점),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펼쳤다. 경기 중후반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격차를 유지시켰다.

실제로 롯데 타선은 네일이 내려간 뒤 KIA 필승조들을 제대로 공략했다. 0-2로 뒤진 7회초 전상현을 상대로 레이예스의 중전안타, 대타 나승엽의 중전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정훈의 좌중간 담장 상단을 때리는 2타점 2루타로 2-2 동점에 성공했다.이어진 8회초, 조상우를 상대로 선두타자 김동혁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몸쪽 공을 피하지 않고 출루의 의지를 보였다. 장두성의 번트가 포수 앞에 떨어지며 1루 주자가 잡혔지만 이후 박찬형의 빗맞은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이어갔고 레이예스의 우전 적시타로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전준우가 우중간을 다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면서 5-2로 승기를 잡았다. 이때 롯데의 승리 확률은 91.9%까지 올라왔다.

남은 2이닝이 이제 관건이었다. 롯데 필승조 상황은 넉넉하지 않았다. 최준용과 김원중은 3연투가 걸려 있었다. 하지만 두 선수 중 한 명은 3연투를 펼쳐야 했던 상황이었다. 결국 최준용이 3연투를 펼쳐야 했고 김원중이 휴식을 취했다. 더그아웃에서 유니폼으로 갈아입지도 않고 대기했다. 9회는 정철원이 막는 계획이었다. 

최준용은 8회 선두타자 대타 한준수를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최준용이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그라운드 잔디에 걸려 넘어졌지만 집념으로 타구를 처리했다. 내전근 쪽을 만지며 이상이 있는 듯 했지만 마운드에 머물렀다. 

최고 시속 154km까지 찍으면서 패스트볼 구속과 구위는 문제 없었다. 이창진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박찬호를 2루수 얕은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2아웃을 잡았다. 이때 롯데의 승리 확률은 93.3%였다. KIA의 승리 확률은 6.7%에 불과했다. 2사 1루에서 위즈덤을 만났다. 그런데 위즈덤에게 151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월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최준용의 하이패스트볼에 타이밍이 밀렸던 위즈덤에게 힘대 힘으로 다시 승부를 걸었지만 한가운데 실투가 제대로 걸렸다. 5-4가 됐다. 

분위기 반전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1점 차였다. 주자를 모아놓지 않고 비워놓은 상태에서 공을 던지는 게 나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최준용은 홈런 이후 최형우를 2구 만에 얕은 뜬공으로 유도했다. 그런데 이 타구가 좌익수 중견수 유격수 아무도 잡을 수 없는 곳에 떨어졌다. 안타가 됐고 동점 주자가 나가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하지만 벤치의 움직임은 없었고 3연투 상황의 최준용은 투구수가 점점 쌓였다. 결국 오선우에게 투수 키를 넘기는 유격수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또 초구였고 정타가 아니었다. 유격수 전민재의 수비도 아쉬움이 남았다. 2사 1,2루 이제는 벤치가 어떻게든 개입을 해야 했다.

하지만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오는 것 말고는 없었다. 정철원을 9회에 남겨뒀다면 좌완 정현수 송재영 등으로 최원준, 아니면 앞서 오선우에게 붙일 수 있었다. 정현수는 1일 LG전 등판 이후 이틀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송재영은 지난 2일 1군에 다시 등록된 상황. 

그럼에도 최준용을 밀어붙였다. 앞서 안타들이 잘 맞은 타구가 아니라 ‘바빕신’이 따라준 타구들이었다고 한들, 경기장의 기류가 바뀌고 있었다. 이 기류는 결국 롯데와 최준용을 집어삼켰다. 결국 2사 1,2루에서 최준용은 최원준에게 다시 한 번 초구를 던지다 2루수 키를 넘기는 우전 동점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몸쪽 139km 슬라이더를 절묘하게 던졌는데, 배트 안쪽에 맞는 빗맞은 동점타로 이어졌다. 바빕신이 외면한 불운이 이어졌고 결국 롯데는 분위기를 내줬다.

롯데는 그제서야 롯데 벤치는 투수를 김강현으로 바꿨다. 김강현은 이미 KIA가 집어삼킨 흐름 속에서 압박감을 느꼈고 김호령에게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김태군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5-7이 됐고 이후 한준수 타석 때 좌완 송재영이 뒤늦게 마운드에 올랐다. 한준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다시 2사 만루가 됐고 구승민이 올라와 이창진을 삼진 처리하며 8회를 겨우 마쳤다. 왜 3연투 상황의 필승조 최준용을 넘어가는 흐름 속에서 방치했을까. 구위 자체는 괜찮았지만 그래도 3연투였다. 피로도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아웃카운트 하나는 잡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벤치를 지배하면서, 다른 불펜 투수들의 준비가 늦었다면 그대로 벤치의 판단 실수였다.

다른 좌완 불펜진보다 최준용을 과신했을 수 있겠지만 그 역시 당시 상황에서는 결과론적으로 틀린 판단이었다. 설사 필승조에 가까운 좌완 정현수가 이날 등판이 불가능한 몸상태였다고 하더라도 벤치가 최준용을 방치한 것은 이날 최대의 패착이었다. 최준용은 투혼을 펼쳤음에도 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5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롯데가 만약 이날 승리를 거뒀다면 상대 에이스가 등판한 경기를 잡아내면서 KIA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같은 시각, 공동 2위 LG가 삼성에 패하면서 단독 2위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롯데는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롯데는 승리 확률 93.3%의 경기를 내주면서 2위 자리도 위태롭게 됐다. 롯데는 6일 박세웅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OSEN=잠실, 박준형 기자] 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두산은 최승용을 롯데는 이민석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9회초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06.07 / soul1014@osen.co.kr

[OSEN=잠실, 박준형 기자] 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두산은 최승용을 롯데는 이민석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9회초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06.07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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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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