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에 칼빼든 프랑스 경찰…영국행 보트에 구멍내 발묶어
프랑스발 난민선 급증…양국 정상회담 앞두고 난민 저지책 구체화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프랑스 경찰이 불법이주민의 영국해협 보트 횡단을 막기 위해 바다에서 칼을 꺼내들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관들은 이날 프랑스 북부 불로뉴 쉬르 메르 근처 바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 얕은 물에 떠 있던 고무보트 겉면을 여러 차례 칼로 찔렀다.
칼에 찔려 공기가 빠진 고무보트는 급격히 가라앉았고, 그 위에 타고 있던 이주민 수십명은 보트에서 내려 해변으로 걸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프랑스 경찰이 전에 사용한 적이 없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이주민의 영국해협 불법 횡단을 막은 순간이었다.
프랑스는 그간 인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자국 해상법을 근거로 수중에서 이민자 보트를 저지하지는 않았다.
대신 이민자를 태우려고 해변에서 대기하던 고무보트를 칼로 찔러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이민자의 영국행을 돕는 업자들이 이를 피해 강과 운하에서 보트를 먼저 저 띄운 후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얕은 바다에서 이주민을 태우는 '꼼수'를 쓰자 경찰도 단속 전략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경찰은 수중 개입을 금지하는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생명이 즉각적인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개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트를 칼로 찌르던 당시에도 보트는 파도에 의해 크게 흔들렸고, 보트 위에서 압사 위기에 처한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다고 BBC는 전했다.
작은 보트를 타고 프랑스에서 출발해 영국 해안에 도착하는 이민자는 최근 몇 년간 급증했고, 영국과 프랑스는 이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전쟁과 빈곤, 인권 탄압 등을 피해 유럽에 들어온 난민들은 이주자에 유리한 노동시장이 형성돼 있는 영국을 최종 목적지로 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국해협을 건너온 이주민은 2만422명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작년 동기보다는 50%나 증가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해안 경비 강화 등 다양한 대책을 도입해왔는데, 한층 실효적인 대책은 8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될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구체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6척의 새 순찰선을 배치했고, 국경 경찰 등이 해안선에서 300m 이내의 얕은 물에서 이민자 보트의 출항을 막는 계획을 정상회담에 맞춰 내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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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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