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너무나 가슴 아픈 비극이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故 디오구 조타(29, 리버풀)의 아내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스페인 '아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축구선수 조타의 사망 이후 아내의 슬픈 모습이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라며 조타의 아내 루테 카르도소가 장례식장을 찾은 모습을 전했다.
카르도소는 조타의 에이전트인 조르제 멘데스와 함께 나타났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부축을 받으며 움직였고, 어렵게 차량에 탄 뒤에도 고개를 파묻은 채 눈물을 삼키는 모습이었다. 아스는 "카르도소가 조타의 유해가 안치된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조타는 교통사고로 형과 함께 세상을 떠났다"라고 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조타와 그의 동생 안드레 실바의 장례식은 포르투 외곽의 작은 마을인 곤도마르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포르투갈 대통령부터 총리, 수많은 팬들이 참석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두 형제를 추모했다.
조타의 사망 소식에 눈물을 쏟았던 멘데스가 카르도소뿐만 아니라 조타의 어머니를 부축하며 챙겼다. 가족들은 비공개로 밤샘 기도를 하며 슬픔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주앙 무티뉴와 디오구 달로 등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 선수들도 장례식장을 방문해 조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사진]OSEN DB.
비극은 지난 3일 새벽 발생했다. 조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축구선수인 동생과 함께 이동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리버풀 구단과 스페인 현지 경찰 발표에 따르면 그는 스페인 자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변을 당하고 말았다.
조타와 실바가 타고 있던 람보르기니 차량이 다른 차량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타이어가 파열되면서 도로를 이탈했다. 이 때문에 강한 충격으로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전소된 차량이 사고의 참혹함을 보여준다.
조타가 비행기가 아닌 차량으로 이동한 이유는 작은 우연이었다. 그는 최근 폐에 문제가 생겨 경미한 수술을 받은 뒤, 의사의 조언에 따라 비행기 대신 차를 이용해 리버풀로 복귀하고 있었다. 그는 포르투에서 산탄데르까지 차로 이동한 뒤 배를 타고 잉글랜드 남부에 도착해 다시 차를 타고 리버풀로 가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시 리버풀로 돌아오지 못한 조타. 리버풀 구단은 팬들이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간이 빈소를 마련했다. 아울러 온라인으로도 조의를 남길 수 있는 창구를 만들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사진]OSEN DB.
특히 조타는 지난달 22일 오래된 연인인 카르도소와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아내와 백년가약을 맺은 지 약 열흘 만에 사고를 당한 것.
조타와 카르도소는 2012년부터 교제를 시작했고, 슬하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그리고 지난주 포르투갈 북부 브라가의 한 교회에서 정식으로 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다. 당시 조타는 "영원히 잊지 못할 하루"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고, 카르도소도 "영원히 함께하겠다. 내 꿈이 이뤄졌다"라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조타가 공유한 결혼식 사진은 그의 생전 소셜 미디어 마지막 게시글이 되고 말았다. 해당 글에는 50만 개가 넘는 추모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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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에선 조타와 실바를 향한 추모를 진행하고 있다. 5일 열린 알 힐랄과 플루미넨시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8강전을 앞두고 양 팀 선수들이 나란히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인 주앙 칸셀루와 후벵 네베스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앞서 칸셀루는 "오늘 세 아이가 아빠 없이 깨어났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두 아들 없이 눈을 뜨게 됐다. 한 아내가 남편 없이 깨어났다. 오늘 우리 모두 충격에 빠져 일어났다"라며 가슴 아픈 추모사를 게시한 바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소셜 미디어에 조타의 사진을 올리며 "말도 안 된다. 우리는 방금 전까지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있었고, 너는 이제 막 결혼했다. 조타의 가족과 아내, 자녀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세상의 모든 응원을 주고 싶다. 나는 네가 항상 그들과 함께할 거라는 사실을 안다. 편히 쉬어라(R.I.P) 조타와 실바. 우리는 모두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조타는 리버풀 역사상 첫 영구 결번도 확정됐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팀의 리그 20번째 우승에 힘을 보탠 조타의 등번호 20번을 다시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1892년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리버풀은 "팬들의 응원가에서 항상 울려 퍼졌던 '그의 이름은 디오구'라는 구절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