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디오구 조타(27, 리버풀)가 비극적인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열흘 만에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차량 사고로 세상을 떠난 그의 죽음은 전 세계 축구계를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다.
아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조타의 아내 루테 카르도소가 남편의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는 모습이 전 세계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고 보도했다. 조타의 에이전트인 조르제 멘데스와 함께 나타난 그녀는 충격에 빠진 표정으로 부축을 받아야 했고 차량에 탄 후에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쏟았다.
조타의 장례식은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치러졌으며, 포르투갈 대통령과 총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과 수많은 팬, 그리고 국가대표팀 동료들이 참석했다. 조타의 동료인 주앙 무티뉴, 디오구 달로 등도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지난 3일 스페인 자모라 인근 A-52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조타와 그의 동생이 함께 타고 있던 람보르기니 차량이 추월 도중 타이어가 파열되며 도로를 이탈했고, 강한 충격으로 차량은 전소됐다. 현장에서 두 사람 모두 목숨을 잃었다.
비극은 아이러니하게도 건강을 고려한 ‘조심스러운 선택’에서 비롯됐다. 조타는 최근 폐 질환으로 경미한 수술을 받았고 회복 중이었던 그는 비행기 대신 자동차로 리버풀 복귀길에 나섰다. 산탄데르에서 영국 남부로 향하는 배편을 이용하고 다시 차를 타려 했지만 결국 영국 땅을 밟지 못했다.
조타의 생전 마지막 SNS 게시물은 바로 자신의 결혼식이었다. 오랜 연인이었던 카르도소와 약 10년간의 사랑 끝에 결혼식을 올렸고, 세 아이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꿈꿨던 그날의 사진은 이제 팬들에게 영원한 이별을 알리는 상징이 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현재까지 50만 건이 넘는 추모 댓글이 달렸다.
카르도소는 “내 꿈이 이루어진 날이었다. 우리는 영원히 함께할 줄 알았다”고 말했던 지난주의 그 말이, 이제는 믿기 힘든 이별의 서사가 됐다.
전 세계 축구계는 조타와 동생 안드레 실바를 향한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5일 열린 FIFA 클럽월드컵 8강전에서도 양 팀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묵념했고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 주앙 칸셀루와 후벵 네베스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칸셀루는 SNS를 통해 “오늘 세 아이는 아버지 없이 눈을 떴고, 한 여인은 남편 없이 아침을 맞았다. 이보다 더 잔인한 하루가 있을까”라며 슬픔을 토로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SNS에 조타와의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함께 대표팀에 있었다. 이제 막 결혼한 그가 이렇게 떠나다니 믿을 수 없다. 그의 아내와 자녀들,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보낸다”고 적었다.
리버풀 구단도 조타를 위한 조의를 이어갔다. 클럽은 팬들이 직접 조타를 추모할 수 있도록 간이 빈소를 마련했으며, 온라인에서도 추모 공간을 개설해 조타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 있다.
또한 조타가 사용했던 등번호 2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며 리버풀 역사상 첫 번째로 등번호를 영원히 봉인했다. 이는 1892년 구단 창단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리버풀은 “팬들의 노래 속에서 울려 퍼졌던 ‘그의 이름은 디오구’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조타의 헌신을 기렸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