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주최국 중·러 정상 나란히 공석…의장국 브라질 난감
"회원국 늘어나면서 제각각 목소리…무역·가자전쟁 등 이견 불가피"
브릭스에 시진핑·푸틴 빈자리…'反트럼프 연대' 동상이몽되나
사실상 주최국 중·러 정상 나란히 공석…의장국 브라질 난감
"회원국 늘어나면서 제각각 목소리…무역·가자전쟁 등 이견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오는 6∼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다.
서방 중심 질서에 맞서는 견제 성격을 갖는 브릭스의 이번 정상회의 우선 의제는 경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세 전쟁의 포문을 쏘아올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공동 대응 수위를 어디까지 조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AFP통신은 브릭스 정상회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브릭스 정상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공정한 관세 정책에 관해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4일 보도했다.
의장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이날 국제 무역에서 달러화 대체 구상을 옹호했다.
그는 "복잡한 문제라는 것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새 공식을 찾지 못한다면, 우린 20세기를 시작했던 방식대로 21세기를 마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FP는 최종 선언문에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직접 언급되진 않겠지만, 미국을 향한 명백한 정치적 공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질의 교황청 가톨릭대 마르타 페르난데스는 "신중한 분위기에서 정상회담이 진행될 것"이라며 "선언문에서 미국을 직접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하를 두고 협상 중인 점 등을 들어 "지금은 세계 2대 경제대국 사이에 더 이상의 갈등을 야기할 적절한 시기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미국에 얼마나 강하게 대응할 것이냐를 두고는 회원국 간에 이견이 있다. 브릭스가 최근 확장을 거듭하면서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강력한 합의를 구축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릭스엔 창립 회원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작년 에티오피아,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아르헨티나가 추가로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회원국들은 가자전쟁, 이란·이스라엘 전쟁 대응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번 회의가 예년과 다른 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브릭스의 결성부터 운용을 주도해온 실질적인 주최국으로, 시 주석은 집권 후 12년 연속 회의에 참석해왔다.
시 주석의 불참은 세계무대에서 브라질의 더 큰 역할을 기대하는 룰라 대통령에게는 큰 타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룰라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 출마할 예정이다. 올 11월까지 브라질은 브릭스 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올 11월까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개최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영장의 집행 가능성 때문에 현장 참석 대신 화상 참석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이스라엘과 무력분쟁을 겪은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역시 불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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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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