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이 복귀 단 1경기 만에 ‘팀내 최고 연봉자’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사령탑과 동료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고 그에 걸맞는 활력을 불어 넣었다. 부상 의심 증세로 탬파베이 모두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듯 하다.
김하성은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1도루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김하성은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서 좌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이적 후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후 2루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그러나 곧바로 3루 도루를 하던 과정에서 종아리 경련 증세로 7회말 대수비로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프리레이전트(FA) 자격을 얻고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김하성의 탬파베이 데뷔전이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이었던 지난해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한 이후 320일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이었다. 지난해 10월 우측 어깨 관절 와순 봉합술을 받은 김하성은 겨우내 재활을 했고 재활 과정에서 탬파베이와 계약을 맺었다. 탬파베이는 김하성의 건강한 복귀를 자신하면서 팀 내 최고 연봉 대우를 안겼다. 올해 연봉 1300만 달러다.
이후 탬파베이는 복귀 시점을 조절하면서 김하성의 건강한 복귀를 도왔다. 재활 경기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다시 돌아왔고 트리플A에서 21경기 타율 2할8리(72타수 15안타) 6타점 OPS .602의 성적을 남기고 이날 대망의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 전 케빈 캐시 감독은 “그는 공수 양면에서 매우 재능 있는 선수다. 뭔가 망칠 일은 없을 것이다. 김하성이 복귀해서 기쁘다”며 “우리는 좋은 야구를 하고 있는데, 김하성이 합류하는 것은 우리 팀을 더 나은 팀으로 만들어줄 것이다”며 김하성의 복귀를 반겼다.
동료들도 올 시즌 처음 함께하는 김하성에 대해 기대감을 표출했다. 외야수 조쉬 로우는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시절을 떠올려 보면 팬들이 정말 좋아했던 선수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면서 “그는 정말 열심히 뛰고 라인업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선수다. 굉장히 다이나믹한 스타일의 선수다. 장타도 칠 수 있고 선구안도 좋다. 주루도 좋고 도루도 할 수 있다. 수비는 엘리트 수준인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선발 투수 타지 브래들리도 앞으로 자신의 뒤를 든든하게 받칠 내야 사령관 김하성과 함께하는 기대감을 전했다. 브래들리는 “정말 기대된다. 전에는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걸 TV로만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같은 팀에서 직접 수비해주는 것을 보게 됐다”면서 “김하성은 이 자리 오기까지 많은 것을 겪었다. 본인도 굉장히 들 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재활하고 있을 때 몇 번 얘기를 나눠봤는데 야구 지식과 게임에 대한 이해력은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데 복귀하자마자 많은 기대와 주목을 받자마자 또 다시 부상을 다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안겼다. 하지만 케빈 캐시 감독과 김하성은 모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캐시 감독은 “큰 부상이 아니였으면 좋겠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매일 매일 상태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오늘 밤부터 체크해서 내일 아침에도 다시 봐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3루 도루 이전까지는 종아리에 아무런 느낌을 받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스스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내일 다시 상태를 보겠지만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고 낙관했다.
탬파베이에서 김하성의 시간이 이제부터 시작됐다. 이제 더 이상의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된다.